국내 뷰티 업계(화장품 포함)가 연이은 대내외적 불확실성에 노출됨에 따라 관련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기감이 짙게 깔린 모양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뷰티 업계는 겹악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겹악재로는 국내 정치권의 불확실한 정국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리스크가 지목됐다.
뷰티업계 시장 조사에선 현재까지 뷰티 업계는 숨 고를 시간이 존재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K뷰티 누적 수출액은 93억 달러(약 13조 2674억 원)로 잠정 집계됐다. 종전 최대치는 지난 2021년 92억 달러로 이를 돌파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단, 이러한 수출 기록이 내년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선 다수의 전문가가 의문을 표하고 있다.
실제 K뷰티의 최대 수출 시장인 북미에서 정권 교체에 따른 관세 정책 변경이 전망된다. 내년 1월 공식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유세 기간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20%의 관세를 부과할 것임을 공언한 바 있다. 현 바이든 미국 행정부 체제에서 K뷰티는 무관세 적용을 받고 있으나 새로운 관세 정책이 시행된다면 K뷰티 제품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란 얘기다.
내수 시장은 위기감이 더욱 고조됐다. 최근 미국과 일본 등 해외 각국 정부가 주한대사관을 통해 한국에 체류 중인 자국민들에게 ‘한국 여행 주의보’를 발령한 것이다. 주의보 발령의 가장 큰 이유는 현 한국 정치권의 불확실한 탄핵 정국이 꼽힌다. 국내 뷰티 업계의 매출은 외국인 매출 비중이 높은 실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중 10명 중 4.5명은 로드숍을 방문해 쇼핑을 즐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매 품목으로는 화장품과 향수가 61.6%로 1위를 기록했다.
이날 서울 명동 인근에서 만난 몽골 국적의 20대 초반 여성 알움 자야 씨는 기자와 만나 “몽골에 계신 부모님과 친구들로부터 ‘너 괜찮냐’는 안부 메시지와 전화가 쇄도했다”며 “다들 안부를 묻는 이유로 ‘대한민국의 비상 계엄’을 지목했다”고 말했다.
연장선에서 뷰티업계 대기업인 CJ올리브영과 다이소 등이 불확실성 경기 영향의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란 후문도 뒤따른다. 이들 기업이 운영하는 매장은 소위 ‘외국인들이 한국 방문 시 필수도 들러야 할 쇼핑 코스’로 정평이 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계엄 사태 이후 K뷰티의 영향력은 코로나 때보다 더 안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말들을 동종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듣곤 한다”며 “사실상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주를 형성하는 우리 업계에 불확실성 경기가 지속되면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