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폐기 후 사의를 표명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재신임을 놓고 여권 내 계파 갈등이 수면 위로 부상한 모양새다. 추경호 원내대표를 재신임하고자 하는 친윤계(친윤석열계)와 신임 원내대표를 추구하는 친한계(친한동훈계)가 충돌하는 양상을 보인 것으로, 한동훈 대표 리더십에 정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추 원내대표는 대통령 탄핵안 표결이 무산되자 비공개 의원총회 현장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추 원내대표 사의 표명에 친윤계 인사들은 ‘재신임 안건’을 요청했다. 권성동 의원은 “혼란스러운 시기에 원내지도부를 바꾸면 안 된다”고 했다.
다만 친윤계의 추경호 원내대표 재신임 안건에 대해 친한계 인사들은 거부 의사를 피력했다. 비상계엄 해제 표결에 국민의힘 의원이 18명만 참여했던 과거 상황에서 추경호 원내대표 책임이 막중하다는 이유에서다.
갑론을박이 이어진 가운데 거수 표결에서 전체 78명 중 73명이 ‘추경호 원내대표 재신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추 원내대표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해석도 뒤따른다.
당 일각에선 급변하는 탄핵 정국 속 위기에 속히 대응하기 위해선 한동훈 대표가 추 원내대표 복귀를 요청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나 수습 방안을 논의하듯, 추 원내대표와도 긴밀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동훈 대표와 친한계는 추 원내대표가 아닌 새로운 원내지도부 선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원내대표 후보군으로는 ‘5선’ 나경원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중진 인사 중 전문성과 중립성을 띠면서 국정을 이끌 인물로는 나경원 의원이 유력하게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점쳐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경원 의원은 친윤계 인사는 아니지만 친윤계와 친한계 인사들 모두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