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사법 당국자 소집해 션윈·파룬궁 공격 직접 지시”

남창희
2024년 12월 07일 오후 4:58 업데이트: 2024년 12월 08일 오후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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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공연예술단체 션윈예술단(이하 션윈)과 심신수련단체 파룬궁을 공격하라고 직접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에 체류하는 중국 망명학자 위안훙빙(袁紅冰)은 5일(현지시각) 에포크타임스에 “올해 여름부터 이어진 션윈과 파룬궁에 관한 공격은 중난하이(중국 권력 핵심부) 최고층의 음모”라며 “공산당 최고지도자 시진핑이 주도했다”고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밝혔다.

위안훙빙은 중국 공산당 고위층인 혁명원로 2세 그룹 중 반(反)시진핑 인사들, 당내 소장파 인사들과 긴밀한 연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외부에서는 알기 힘든 공산당 내부 소식들을 전하며 공산당의 부패한 시스템에 대해 비판해왔다.

션윈은 2006년 중국계 미국인들이 뉴욕에서 설립한 공연예술단이다. 중국 전통·민족문화를 소재로 한 중국고전무용 작품들을 선보이며 2007년부터 전 세계 순회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 공연은 정신적 수양을 중시하는 전통예술을 표방한다. 파룬궁 수련자들이 무용수와 음악가로 참여하고 있으며 약 20여 편의 공연 프로그램 가운데 중국의 현대사회를 그린 한두 편이 파룬궁을 묘사하고 있다. 시련 속에서 수련을 통해 승화하는 자기 수양의 전통적 가치관을 표현하는 소재로 쓰인다.

파룬궁은 1992년 중국에서 일반에 처음 공개된 심신 수련법이다. 파룬궁 창시인 리훙쯔 선생에 따르면 오랜 세월 스승에서 제자로 전수되던 수련법을 현대인들의 생활 리듬에 맞게 정리했다. 진실·선량·인내를 원칙으로 90년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으나 1999년 7월 금지돼 탄압받고 있다.

에포크타임스는 올해 3월 뉴욕타임스(NYT)가 션윈예술단에 대한 공격적인 기획 기사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들은 주로 션윈에 대해 불만을 가진 전직 단원들을 찾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했다.

본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중국계 기자가 포함된 NYT 취재진은 이들이 예술단에서 겪은 긍정적인 경험보다는 부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현직 단원이나 연출가 등 예술단 관계자들에 대해서는 거의 인터뷰를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쪽 말만 듣고 쓰려는 의도가 분명했다.

실제로 8월에 나온 기사는 전직 단원의 입을 통해 ‘션윈이 미성년자들에게 해외 투어를 강요해 돈벌이에 이용하고 있다’고 몰아가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다수의 전현직 단원과 그 부모들의 긍정적 경험은 다루지 않았다. 미성년자 단원들이 성장해 예술가로서 삶을 이어가거나 학위를 취득해 일반 기업, 은행 등에 취업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하지 않았다.

NYT는 8월에만 3편, 11월에 재차 2편의 기사를 쏟아내며 션윈 공격에 힘을 실었다. 지난달 25일에는 션윈 산하 예술학교인 페이톈 학원을 그만둔 학생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션윈과 페이톈 등을 싸잡아 비난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공안, 사법, 정보기관 수장 불러서 션윈 공격 논의”

위안훙빙은 공산당 내부 인사를 인용해 “최근 중국 공산당 정치법률위원회(사법부 총괄조직)가 비밀회의를 열었다”며 “시진핑 주석을 비롯해 정법위 서기와 부서기, 국가안전부(국안부) 부장, 공안부 부장 등이 참석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제20차 전국대표대회 개막 전에 마련된 이 회의에서 시진핑은 자신이 집권하기 이전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파룬궁 탄압 정책을 “실패”라고 규정했다. 파룬궁 수련자들이 설립한 미디어 기업들이 약화되거나 없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중국어권뿐만 아니라 영어권으로 확장하며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위안훙빙은 “시진핑은 (파룬궁 미디어들이) 영어권에서까지 중국 공산당의 주요 적대 세력이 됐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시진핑이 가리킨 파룬궁 미디어는 본지 에포크타임스와 위성채널 NTD 등으로 여겨진다.

이어 시진핑은 파룬궁 탄압을 국제적으로 치밀하고 강력하게 지휘할 컨트롤 타워의 부재를 실패 원인으로 꼽았다고 위안훙빙은 전했다.

파룬궁 탄압이 실패한 또 다른 이유는 방식이 너무 구태의연하다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어떤 집단을 상대할 때 침투, 분열, 와해라는 전략을 사용해왔는데, 파룬궁에 대해서만은 이 방식이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게 시진핑의 판단이다.

마지막으로는 무분별한 자금 낭비다. 파룬궁 탄압은 지난 1997년 장쩌민 주석 시절 결정됐다. 당시 장쩌민은 전국 공안, 경찰, 사법 당국에 상여금을 지급하며 파룬궁 탄압을 시행했다. 비공식적인 추정치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지급된 이 금액은 중국 한 해 예산에서 두 자릿수 비율을 차지할 수준이었다.

이후 정권이 바뀌었지만 탄압 기조가 유지되고 장기화되면서 공산당 간부들 사이에서 이 자금은 눈먼 돈이 됐다. 파룬궁 탄압에 관여하지 않은 이들도 관여한 것처럼 서류만 꾸며 돈을 가로채는 일이 만연하면서 횡령액이 막대하다는 게 중국 공직자 사정기구 중앙기율위원회가 파악한 내용이다.

특히 해외에서 파룬궁을 탄압하는 조직들의 운영과 재정 집행이 매우 방만하기 때문에, 이들 조직과 구성원들의 활동을 재평가하고 처벌과 선별, 조직 정비를 통해 “파룬궁에 대처하는 힘을 다시 키워야 한다”는 게 중기위의 제안이라고 위안훙빙은 소식통을 인용해 밝혔다.

위안훙빙은 또한 시진핑이 이번 회의에서 파룬궁 탄압 정책을 개혁해 국제사회에서 파룬궁의 기세를 완전히 꺾으라고 지시했다며 국내는 공안부, 국제는 국안부가 총괄할 것을 명확히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외교부와 통일전선공작부도 해외에서의 파룬궁 탄압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을 지시했다고 위안훙빙은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지금까지 파룬궁 탄압을 주도한 것은 공안부와 ‘중앙 610판공실’이었다. 그러나 공안부는 중국 내 방첩 업무에만 능했을 뿐 해외에서의 역량이 부족해 실질적으로 해외에서의 파룬궁 탄압은 외교부가 주도하고 있었다.

시진핑의 이번 지시는 국내는 공안부, 해외는 국안부에 맡겨 국내 탄압을 강화하고 해외에서는 새로운 지도부를 통해 탄압을 추진하도록 한 것으로 풀이된다.

위안훙빙은 아울러 시진핑이 새로운 파룬궁 탄압 정책의 핵심은 파룬궁 창시인 리훙쯔 선생과 그 가족이라며 특히 인격적인 면을 깎아내리고 여러 가지 사적인 의혹들을 제기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중국 공산당과 직접적인 연결점이 드러나지 않고 정체가 모호한 비공식 언론과 인플루언서를 최대한 활용하도록 하라고 했다며, 관영매체 등을 이용한 파룬궁 비방은 그동안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평가했다는 것이다.

전직 션윈 단원을 활용해 션윈과 관련 단체를 고소하고 파룬궁 미디어에 공작원을 침투시켜 언론의 공신력을 떨어뜨리라는 지시도 했다고 위안훙빙은 전했다.

위안훙빙은 이러한 내용을 본지에 제보하는 목적에 대해 “파룬궁 수련자들이 운영하는 이 언론들은 국제사회에서 중국 공산당의 폭정을 폭로하는 가장 중요한 힘”이라며 “중국 공산당이 이러한 힘을 파괴하도록 나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파룬궁 수련자들이 운영하는 언론, 션윈예술단 등은 모두 자기가 잘 먹고 잘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순수하게 자원적인 활동”이라며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공익 사업”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공산당의) 사악한 본질을 폭로하는 정의로운 세력”이라며 수호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닝하이중, 뤄야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