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끊임없이 공간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발전을 거듭해 왔다. 최근 공간을 확장하는 기술은 지구 내 육해공을 넘어서 은하계 내 우주로 방향이 설정됐다. 우주와 융합할 준비에 한창인 산업화 흐름 속에서 가장 돋보이는 인물이 있다. 바로 스페이스X·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다. 머스크에겐 ‘미래 설계자’란 별칭이 있다. 우주 분야의 핵심 장비인 ‘로켓’ 관련 보도를 살펴볼 때 머스크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은 그가 왜 ‘미래 설계자’인지를 가늠하게 한다. 우주에서 공간을 창출하려는 인류의 도전을 머스크의 발자취와 행보를 통해 재조명한다. <편집자주>
머스크가 이끄는 비상장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기업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스페이스X가 기업가치를 약 3500억 달러(약 492조 원)로 높일 수 있는 공개매수를 논의 중”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민간 스타트업으로서 스페이스X의 위상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달 주요 외신들은 스페이스X가 이달 공개매수를 통해 기업가치를 2550억 달러(약 360조 원)로 평가받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단, 스페이스X는 관련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약 500조 원의 기업가치를 자랑하는 스페이스X는 정부 기관인 미 항공우주국(NASA)을 최대 고객으로 두고 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스페이스X의 정부 계약 수주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점쳤다. 로켓 발사 등에 관한 규제 완화로 이 회사가 더 큰 폭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도 전망했다. 이는 머스크 CEO가 최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을 도우며 향후 미 행정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 상황과도 밀접해 보인다.
미래산업 전문가들은 머스크 CEO가 트럼프 당선인을 적극 도운 배경으로 ‘독특한 도전 정신’을 꼽았다. 미래산업 관계자는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머스크 CEO가 트럼프 당선인을 도운 이유야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겠지만 산업적 관점에서 해석하자면 ‘정치적 힘의 필요성’을 머스크가 인지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뭐든 사업을 하고 상용화를 하려면 법과 제도를 움직일 수 있는 정치적 힘이 필요하다”며 “지금 머스크는 로켓 관련 사업을 상용화하려고 하는데 미국 정치권에서 제동을 걸면 머스크가 이룬 대부분은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고 부연했다.
더욱이 업계에선 머스크 CEO가 구축한 사업 전선이 혁신적인 점에서 미 행정부의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머스크에게 접촉하고자 하는 로비스트들의 쟁탈전이 방증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1일(현지 시간) “트럼프 당선인의 친구인 머스크 CEO의 환심을 사고자 로비스트들이 접촉에 열중하고 있지만 그와의 소통 창구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소식통들의 발언을 인용해 머스크가 지난해 테슬라의 워싱턴 DC 사무실 인원을 대폭 줄이고 로비스트 일부를 해고했다”고도 전했다.
머스크 CEO가 추진하는 우주 공간 창출 행보에 대해서도 글로벌 시장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크다. 또 머스크 CEO의 혁신 행보가 우주 공간 창출 과정에서도 발휘되고 있음에 업계는 주목했다.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정책대학원 관계자는 2일 기자와 만나 “머스크의 장점은 하나의 사업을 다른 사업들과 접목하는 점”이라며 “대표적인 사례가 스페이스X 회사를 차려서 리사이클링 우주선을 만든 후 인공위성 네트워크를 구축한 또 다른 자신의 회사 ‘스타링크’와 연계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하나의 완성품을 생산하는 데 있어서 완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며 “이를 극복한 CEO는 머스크가 유일하다고 봐도 무관하다”고 부연했다.
지난달 중순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텍사스주 브라운스빌 보카치카 해변에 위치한 스페이스X의 우주 발사시설 ‘스타베이스’를 방문했다. 스페이스X가 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한 대형 우주선 스타십의 여섯 번째 지구궤도 시험비행을 지켜보기 위해서다. 당시 트럼프 당선인은 관측시설로 이동해 머스크 CEO로부터 스타십 로켓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스타십은 당일 오후 5시(미국 동부 기준) 발사됐다. 스타십의 시험비행은 우주비행사가 탑승하거나 화물이 적재되지 않은 무인 비행으로, ‘메카질라’로 불리는 발사탑의 ‘젓가락 팔’ 장비를 이용해 로켓을 안전하게 회수하는 데 성공해 글로벌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미래산업 관계자는 “향후 5년 후 (어떨지),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머스크의 행보가 기대된다”며 “인류가 우주 공간을 창출해 육해공 공간처럼 자유롭게 누비는 미래가 현실로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