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여파에…코스피 ‘2460선’ 뒷걸음

하정현
2024년 12월 04일 오후 5:00 업데이트: 2024년 12월 04일 오후 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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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가 4일 비상계엄 여파로 인해 2460선으로 뒷걸음질을 쳤다.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이탈이 나타나면서 하락세에 직면한 것이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36.1포인트(1.44%) 내린 2464선으로 장을 마감했다. 당초 코스피 지수는 이날 1.97% 하락으로 출발해 내림폭을 2.31%까지 올렸으나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10조 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 준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낙폭을 완충시켰다.

특히 이날 코스피 장에선 국내 정치 불안이 야기됨에 따라 외국인 자금 이탈이 돋보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코스피 현물 시장에서 4082억 원,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 3783억 원 등 총 7800억 원가량을 순매도한 것이다.

그 여파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대기업인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자동차 ▲네이버 ▲셀트리온 등이 그렇다. 현재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1457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현대차는 1777억 원어치, KB금융은 3149억 원어치를 각각 매도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계엄 여파에도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뿐 아니라 코스닥 지수도 2% 가까이 하락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13.65포인트(1.98%) 떨어진 677.15로 장을 마감했다.

증권가에선 비상 계엄 여파로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장기화할 것을 우려했다. 증권가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향후 국내 정치와 경제 불확실성은 중장기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점에서 국가신용등급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가 관계자도 “우리나라의 장은 정치와 대외 환경에 민감하다”며 “정치가 안정세로 접어들지 못한다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글로벌 신용평가사 S&P(스탠다드앤푸어스)는 이날 “비상계엄령 사태가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앤디 리우 S&P 전무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NICE신용평가와 S&P글로벌이 개최한 ‘지정학적 상황 변화로 인한 신용 불확실성 증가’ 세미나에 참석해 “실질적으로 지금 당장 한국의 신용등급을 하향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이번 (계엄) 문제가 국제 투자자들 관점에서는 분명한 마이너스(-) 쇼크(충격)로 보고, 부정적 의사 결정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대비 다른 국가가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인식되면 한국 투자를 정리하고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