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중 반도체 수출 3차 제재…‘경쟁’ 예고한 中 화웨이, 견딜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겨냥한 3차 추가 규제 공세를 예고했다.
로이터 통신은 2일(현지 시간) “미국 행정부가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3차 제재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소식통 2명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중국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반도체를 생산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로이터는 “이 밖에도 미국이 이번 제재를 통해 중국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파이오테크와 시캐리어 등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번 제재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반도체에 쓰이는 메모리 수출 제한도 포함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속에서 중국 전자기업 화웨이는 지난 9월 세계 최초 두 번 접히는 폴더블폰인 ‘메이트XT’를 출시하며 글로벌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가 최근 선보인 ‘메이트XT’는 대부분 부품이 자국인 중국산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내년 1분기부터 미국의 글로벌 빅테크인 ‘엔비디아’를 상대로 새로운 ‘AI칩’을 양산할 계획이다. 지난달 29일 상하이 푸둥신구 화웨이 연구개발(R&D) 센터를 방문한 외교부 기자단과 만난 화웨이 관계자는 “밖에서 획득 못 한다면 국내에서 조달할 수밖에 없다”면서 미국을 비롯해 선진국들과의 첨단 기술 경쟁 레이스가 끝나지 않았음을 피력했다.
일각에서는 화웨이가 자체 기술로 완성 기계(스마트폰)를 만들어내자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화웨이가 첨단 반도체 생산 능력을 갖춘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의견이 엇갈린다.
화웨이는 2019년까지만 해도 국내 삼성디스플레이와 대만 TSMC, 미국 구글 등 외국 기업의 핵심 부품을 활용해 완성 기계를 만들었다. 더욱이 5년 전 당시엔 미국 정부가 화웨이를 수출 제한 기업으로 지정해 미국 기업들의 기술과 장비, 인력을 공급받을 수 없도록 제한했다.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에서다. 미 정치권은 오래전부터 중국의 ‘지식 도둑질’과 ‘기술 탈취’를 미국의 경제성장과 국제 위상을 갉아먹는 불공정 행위로 지목했으며 미 행정부는 이미 자국 첨단기술 및 인재의 중국 유입을 막기 위해 여러 정책 수단을 동원해 왔다.
이번 제재로 화웨이의 향후 행보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국 반도체 제재가 몇 년간 이어지면서 중국은 반도체 부문이 자급자족을 위한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태세”라며 “단 AI 반도체 분야에 있어선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비해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이 이 점을 파고든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연장선에서 중국을 향한 미국의 산업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5′ 등에 참석하는 중국인들에 대한 미국 비자 발급이 거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2일(현지 시간)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내년 1월 7일부터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CES 2025엔 중국 기업 1000여 곳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다수의 중국 기업인이 미국으로부터 비자 발급을 거부당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CES 현장 참석을 언급하면 비자가 거부될 확률이 90% 이상”이라며 “이는 트럼프가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 제조업을 보호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현상”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