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의장, 민주發 ‘내년도 예산안’ 밀어붙이기에 제동 

2024년 12월 02일 오후 6:39

더불어민주당이 ‘감액’을 핵심으로 밀어붙인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우원식 국회의장의 중재로 숨 고르기에 돌입했다.

우원식 의장은 2일 국회에서 “감액만 반영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을 이날(2일)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겠다”며 “오늘은 국회의 내년도 예산안 의결에 관한 법정 기한이고 국가 예산안의 심의 확정은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책무지만 고심 끝에 오늘 본회의에 예산안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재차 “결과적으로 법정 기한을 지키지 못하게 돼 국민께 대단히 송구하다”며 “법정 기한 미준수를 감수하면서까지 본회의 상정을 미룬 이유는 현재로선 예산안 처리가 국민께 희망을 드리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 의장은 그러면서 “여야 정당에 엄중히 요청한다”며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 10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22대 국회 다수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은 ‘증액 없고 감액만 반영된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통과시켰다. 이어 이날 국회 본회의를 열고 ‘감액’이 핵심인 내년도 예산안을 상정시킬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이 삭감한 내년도 예산안엔 ▲전공의 수련 환경 혁신 지원 예산 756억 7200만 원, 수련 수당 지급 예산 174억 4400만 원 삭감 ▲청년 일자리 경험지원 예산 46억 원 삭감 ▲청년 고용지원 인프라 운영 예산 25억 원 삭감 ▲차세대 원전 기술인 소듐냉각고속로(SFR) 예산 약 60억 원 삭감(정부원 70억 원에서 7억 원으로 삭감) 등이다. 예비비 역시 4조 8000억 원에서 2조 4000억 원이 감액됐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는 반발하며 협의에 나서지 않은 상태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거대 야당의 독주가 결국 통제 불능 상태에 이르렀다”며 “이것만으로 부족한 건지, 오늘 본회의에서는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과 직무 독립성을 보장받는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안을 보고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헌법의 삼권분립 원칙과 국정 운영의 기본 틀까지 흔들겠다는 위험천만한 행태”라며 “거대 의석을 무기 삼아 저지르는 민주당의 폭주는 국민에게 탄핵 피로감을 넘어 헌정질서 붕괴라는 심각한 우려를 안기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수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의 내년도 예산안 밀어붙이기에 정부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야당 단독 감액안 관련 정부 합동 브리핑’을 열고 “야당의 무책임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단독 처리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정부안이 자동 부의되더라도 매년 여야가 합의해 수정안을 처리했다. 정부안 자동부의를 막기 위해 단독 처리가 불가피했다는 야당의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정부의 브리핑 현장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등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