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새벽부터 수도권 전역에 폭설이 내리면서 ‘출근길 대란’이 발생했다. 올겨울 시작을 알리는 첫눈부터 대설을 기록하면서 서울에는 20㎝ 안팎(서울기상관측소 기준 최심치는 16.5㎝)의 많은 눈이 쌓였다. 이는 근대적 기상관측 이래 11월 적설 최고치로 전해진다.
더욱이 이날 오전 8시 50분쯤 직접 찾은 9호선 노량진역은 지하철을 이용하려는 승객들로 붐비면서 교통 체증은 심화했다. 역사 안에서는 “차량기지에서 출고가 지연돼 열차 운행이 다소 늦어지고 있어 죄송하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서울시는 새벽부터 많은 눈으로 도로 혼잡이 예상됨에 따라 이날부터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과 버스를 증회 운행한다. 현재 눈 예보가 28일 오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제설 대응 2단계가 유지되는 동안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증회도 지속 유지할 예정이다.
우선 지하철은 2호선, 5~8호선을 대상으로 집중배차 시간을 늘려 출근 시간대 20회, 퇴근 시간대 15회 증회 운행한다. 시내버스도 차고지 출발 시간 기준으로 평소보다 집중배차 시간을 30분씩 연장 운행한다. 또 교통 시설물 안전 관리도 실시한다. 지하철 역사 출입구 및 버스정류장 등에서 미끄럼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하게 제설 조치를 실시하고 있으며, 버스는 운행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여 자치구와 신속한 제설에 나서는 등 유관 기관과 비상 대응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상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중교통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교통시설물 안전관리에 만전을 다하겠다”라며 “시민 여러분께서는 사전에 교통정보 확인과 대중교통 이용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폭설에 따른 각종 사건·사고도 심각했다. 이날 오전 5시 30분쯤 서울 성북구 성북동 일대 주택 등 174가구에 갑자기 전력 공급이 끊겼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밤사이 많은 눈이 쌓인 가로수가 쓰러진 뒤 전주와 전선을 접촉해 정전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비슷한 시각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에서는 눈길에 차량이 미끄러졌고, 서구 심곡동에서는 많이 내린 눈으로 가로수가 뽑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소방본부에도 눈 피해 신고 8건이 접수됐다. 이 중 눈길에 차량이 고립됐다는 신고가 4건으로 가장 많았다.
폭설로 인해 바닷길과 육지 도로도 일부 막히고, 주요 국립공원도 통제된 실정이다. 전남 목포~홍도와 경북 포항~울릉도 등 전국 74개 항로에서 여객선 96척이 운항이 멈춘 상태다. 서울은 자하문 삼거리~북악골프장, 삼청터널, 자하문 삼거리~사직공원 초입, 감사원~우정공원 등 4개 구간 도로가 폐쇄됐다. 북한산과 설악산 등 전국 7개 국립공원의 출입구 185곳도 통제됐다. 제주국제공항에서는 이날 오전 8시 기준 국내선 항공편 2편(출발1, 도착1)이 결항했고 2편(도착)은 지연 운항했다. 제주공항 측은 “다른 지역 공항의 날씨가 좋지 못해 항공기 결항과 지연 운항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용객들은 공항에 오기 전 운항 정보를 확인해 달라”고 설명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하고, 대설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했다. 중대본은 빙판길 다중 추돌사고나 보행자 사고 등 피해 예방에 집중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