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2일 더불어민주당이 내년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검찰·경찰·감사원 및 대통령실 특수활동비 등을 삭감한 것에 대해 “국회 예산심사권을 보복의 수단으로 쓰고 있다”고 반발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검찰, 경찰, 감사원과 같은 수사·감사 기관들의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은 이 나라를 범죄자 천국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국회의원들, 문재인 정부의 범죄와 적폐에 대한 수사와 감사를 진행하는 데 대한 보복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민생과 국제정세가 이토록 엄중한 가운데, 대통령실 활동비는 민생과 국익을 제고하기 위한 활동에 사용되는 예산”이라며 “특히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 대비 34% 감액한 규모로 특수활동비를 축소 편성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내역조차 공개하라는 민주당의 주장은 국가 기밀을 만천하에 공개하라는 것과 같은 무리한 요구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국민께서 민주당에 국가기구를 마비시키고 정부의 손발을 묶고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범죄를 방어하기 위해서 낸 혈세가 아니다”라며 “민주당은 이재명 범죄 방탄 집회는 중단하고 국회의 예산 심의권부터 정상적으로 되돌려 놓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도 “(민주당은) 검찰과 경찰, 감사원 등 자신의 범법을 단죄할 기관은 모조리 예산을 삭감하기에 이르렀다”며 “이렇게 일방적으로 처리할 거면 여당이 왜 필요한가. 아예 상임위원회 운영을 하지 말고 민주당 의총에서 다 정하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서범수 사무총장은 민주당의 경찰 예산 삭감에 대해 “이렇게 경찰을 옥죄는 것은 민노총의 환심을 사고 자신들의 집회를 앞두고 경찰을 위축시키기 위해 예산을 볼모로 한 갑질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돈 없는 정쟁과 공세로 국정과 민생이 실종됐고, 집회 참여 숫자가 줄어들듯이 민심도 갈수록 민주당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앞서 지난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경찰청 특수활동비(특활비) 31억 6000만 원을 전액 삭감하고 방송조명차·안전 펜스 등 관련 예산 26억 4천만 원도 감액했다. 사용처 관리가 엄격하지 않고 사용 내역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앞서 법제사법위원회 또한 같은 이유를 들어 검찰 특활비를 전액 삭감한 바 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수사를 하지 말라는 거냐”라고 반발했고, 여권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표 수사에 대한 보복성 삭감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지만 야당은 이를 고수하며 단독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일방적 예산안 처리에 반발하며 표결 직전 퇴장했다.
또 민주당은 정부안에 없던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발행 지원 예산을 2조 원으로 늘렸다. ‘이재명표 예산’으로도 불리는 지역화폐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을 할 때부터 역점을 둔 사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