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 노선’ 우회적으로 드러난 이재명…한미일 정상회담엔 ‘침묵’ 

박요한
2024년 11월 20일 오후 4:27 업데이트: 2024년 11월 20일 오후 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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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도부 체제 더불어민주당의 대외 노선을 확인할 수 있는 발언이 20일 당 최고위원회의 때 공개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남미 일정에서 한미일 정상회담·한중 정상회담 등을 진행했으나 이재명 대표는 이 가운데 한중 정상회담만 언급한 게 하나의 사례다.

이날 이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며 “시 주석이 회담에서 ‘한반도의 긴장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윤 대통령도 그간의 입장을 바꿔서 중국과의 협력을 강조했다”고 운을 뗐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정부의 이런 기조 변화가 단지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우리 기업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1000일을 넘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경제와 안보, 양 측면에서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며 “수출로 먹고살아온 우리나라, 자유무역 시대가 저물면서 유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한반도의 긴장감이 드리운 현재 민주당의 대외 노선이 ‘한미일 공조’보다는 ‘친중 공조’에 초점이 맞췄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만나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지도부가 친중 노선을 강화하는 행보를 보인 것 같다”며 “지난해 당시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 의원 12명과 함께 두 차례에 걸쳐 티베트를 다녀오는 등 중국 공산당에 친화적인 행보를 보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중국 부역자들’을 펴낸 슈퍼차이나연구소의 서명수 대표는 앞서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리영희 교수로부터 시작된 잘못된 중국관이 문재인 전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야권과 진보 진영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여권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만나 “윤석열 대통령의 남미 행보에 대해서 언급할 때 ‘한미일 정상회담’에 대해서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은 민주당이 어떤 외교 노선을 강조하는지 방증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4일부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5박 8일간 페루와 브라질 순방길에 올랐다. 이번 순방에서 윤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회담과 한중 정상회담을 차례대로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