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트럼프 2기는 기회”
전문가들 “국익 우선 전략 필요”
국민의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원장 유의동)은 지난 19일 오후, 국회 본청 245호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한미동맹 및 통상외교 강화방안’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트럼프의 압도적 승리로 막을 내린 미 대선 결과를 짚어 보고, 한미동맹과 우리 경제 및 통상환경 등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당 차원의 대응책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유의동 여의도연구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트럼프의 당선은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전략 환경 전반은 물론 한반도 정세 변화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당정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 후 한미동맹과 통상외교 환경의 변화가 예상된다며 이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널로 참여한 전문가들도 한미동맹의 중요성에 공감하면서 국익 우선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정부 측에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김홍균 외교부 제1차관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에선 한동훈 대표와 김상훈 정책위의장, 김소희·우재준·윤상현·이인선·인요한·한지아 의원 등이 자리했다. 토론에는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김진동 외교부 양자경제외교 국장, 이효영 국립외교원 교수가 참여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미 방위비 분담금 증가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관련해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며 “우리가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 대해 어느 정도 기여하면서 핵 잠재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축사에서 “우리도 안보를 지키는 과정에 다양한 유연성 있는 전략들을 준비해야 한다”며 “(사용후핵연료) 농축재처리 기술을 확보하는 원자력협정 개정을 포함해 ‘유연한 발상’을 정부 차원에서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의 압박으로 유럽 방산시장을 개방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미국이 대만에 국방비 증액을 요구하니 중국에 대한 견제 효과도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며 “잘 준비한다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대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한층 강경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중(對中) 견제와 관련해서도 “미국이 대만에 국방비 증액을 요구하면서 중국 견제 효과도 우리가 받을 수 있고, (트럼프 공약대로) 중국에 60% 관세를 매긴다면 우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겠다”며 “우리가 충분히 강해진 이 상황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기조사에서 “미 신행정부는 무역적자 문제의 해소를 최우선 목표로 미국으로의 제조업 회귀를 유도하는 수단으로서 관세 정책을 중심으로 다양한 정책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업계와 민간 소통 체계를 통한 공동 대응 전략 마련 ▲업종별 리스크 요인 및 기회 요인 분석 ▲미 신행정부 동향 관찰을 통한 최적의 아웃리치 정의 등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인사말에서 “미국 신행정부 출범으로 △미북 간 직접 소통 가능성 △북한 비핵화 의지 약화 가능성 △한미 방위비 분담 협정 재협상 요구 가능성 △중국 견제와 고강도 디커플링에 따른 한중 관계 관리의 어려움 등 다양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도 “트럼프 당선인은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한미동맹은 오랫동안 중요했고 앞으로도 내구성은 지속할 것”이라며 “한국이 지향하는 국익과 가치를 명료화하고 상호 호혜적인 동맹 관계의 효용성 확인 등 국익 우선의 전략적 명확성을 견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 연구위원은 최근 미국과 국제사회에서 북핵을 사실상 용인하는 현실론적 북핵 협상론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완전한 비핵화보다는 북핵 억제로 패러다임이 바뀐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농축·재처리 권한’ 확보를 통해 잠재적인 핵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진동 외교부 양자경제외교국장은 “현재 미국 내에서 대중(對中) 정책에 대해서는 초당적 공감대 존재한다”면서 “대중 조치의 범위와 강도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의 대외정책 방향(우방국의 역할 확대와 안보 기여 중시)과 우리의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국력과 위상에 걸맞은 역할)은 일맥상통한다”며 “동맹 관계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효영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의 보호주의 무역 정책에 따라 각국의 상대적 경쟁 우위 확보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우리는 기술 육성 정책과 함께 적절한 기술 보호 정책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기술 유출에 따른 국가안보 리스크 대응 및 국내 산업 경쟁력의 보호 대책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