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왜 이러나…케네디 주니어 발언 팩트 체크 ‘헛발질’

남창희
2024년 11월 19일 오후 3:55 업데이트: 2024년 11월 19일 오후 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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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 주장 반박 기사 냈지만 오히려 ‘맞다’ 입증만
네티즌 “커피 마시며 읽다가 뿜었다”, “이게 팩트 체크?”

“케네디 주니어가 틀렸다. (같은 시리얼 브랜드의) 캐나다 제품은 블루베리과 당근으로 만든 천연 색소를 사용하지만, 미국 제품은 적색 40호, 황색 5호, 청색 1호와 부틸화하이드록시톨루엔(BHT)를 포함하고 있다. BHT는 신선도 유지를 위해 첨가되는, 실험실에서 만든 화학 물질이다.”

이 문장은 ‘미국산 시리얼에 문제가 있다’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의 주장을 반박하려 뉴욕타임스(NYT)가 게재한 기사의 핵심 대목이다. NYT는 ‘봐라, 케네디가 틀렸지’라는 의도였지만, 독자들은 ‘케네디 말이 맞다는 거잖아’라는 반응이다.

보수 매체 폭스뉴스는 “미국산 시리얼 제품에 인공적 성분이 들어간다는 케네디의 주장을 반박하기는커녕 오히려 입증하려는 듯한 이상한 ‘팩트 체크’ 기사 때문에 NYT는 비평가들의 조롱을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케네디 주니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의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됐다. 상원 인준을 통과해야 하지만, 그는 자신이 보건복지부 장관직을 맡으면 식품에 첨가가 허용된 각종 인공 화학물질을 강력하게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첨가물을 ‘독’이라고 불러왔다.

트럼프와 장기간 신경전을 벌여온 ‘앙숙’ NYT는 지난 15일 트럼프의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을 직격하는 기사를 올렸다. NYT는 케네디 주니어가 장관이 되면 대형 식품업체들과 충돌하고, 이로 인해 공화당과 식품업계 간 오랜 동맹 관계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케네디가 저격한 켈로그의 시리얼 제품 ‘프루트 루프스(Froot Loops)’를 사례로 들었다. 케네디는 이 제품에 인공 물질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고 비판한 바 있다.

NYT는 “케네디는 인공적 성분이 너무 많은 제품으로 ‘프루트 루프스’를 예로 들면서, 미국 제품은 왜 캐나다 제품보다 인공적 성분이 더 많은지 의문을 제기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그는 틀렸다”며 캐나다 제품은 천연색소를 사용하는 반면, 미국 제품은 인공 착색제(식용 색소)와 산화방지제가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팔로워 1600명의 한 소셜미디어 이용자가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에 “NYT의 케네디 주니어 ‘펙트 체크’ 기사를 읽다가 마시던 커피를 뿜었다”고 쓴 글은 17일 기준 1200만 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게시물 링크).

보수성향의 뉴욕포스트는 “이게 뉴욕타임스의 ‘펙트 체크’ 수준”이라는 미국 최대 청년 보수단체 ‘터닝포인트 USA’ 설립자 찰리 커크의 엑스 게시물을 50만 명 조회됐다고 전했다. 이 게시물의 조회수는 17일 현재 84만 회로 올라갔다(게시물 링크).

“잠깐만,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완전히 정확했다는 거잖아”, “그들(캐나다산과 미국산)은 동일하지만 다를 뿐이라는 말이지?”라며 NYT 기사를 비웃은 소셜미디어 게시물도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부정적 반응이 확산되자, NYT는 정정보도를 냈다. “편집 오류로 인해 해당 기사는 이전 버전에서 케네디의 ‘프루트 루프스’에 관한 발언을 잘못 전달했다”며 “케네디는 인공 성분의 숫자가 아니라, 미국과 캐나다의 시리얼 제품에 사용된 총 성분의 숫자를 비교했다”고 해명했다.

켈로그의 시리얼 중 캐나다 제품에는 안 들어가고 미국에만 첨가된 식용색소 적색 40호, 황색 5호, 청색 1호 색소는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모두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들 식용색소는 벤젠이나 나프탈렌 성분을 추출해 만든 섬유용 합성착색제인 타르 색소다. 하지만 오늘날 탄산음료나 사탕, 아이스크림에 식용 색소로 많이 사용된다.

사용 금지를 지지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이러한 타르 색소는 간이나 위에 장애를 일으키며 다량 복용 시 체내에 축적돼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일부 타르 색소는 어린이가 과다 섭취하면 과잉행동을 유발한다고 보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