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이 ‘한미일 협력 사무국’을 설립해 3국 간 안보 협력을 제도화하기로 합의했다. 3국 정상은 그간 다져온 인권·민주주의·안보·번영 증진을 위한 공조 의지를 재확인하고, 특히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 불법적인 군사협력 차단 및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공조를 강화하기로 다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15일(현지 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페루에서 별도 회담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3국 정상이 마주한 건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3국 정상은 “신설되는 사무국은 인도·태평양을 번영하고 연결되며, 회복력 있고 안정적이며, 안전한 지역으로 만들기 위한 우리의 목표와 행동들을 더욱 일치시키도록 보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3국은 북한의 군사 도발에 대한 규탄과 대응책에도 합의했다. 성명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비판하며 “북한과 관련된 유엔 안보리 결의의 위반과 회피, 그리고 국제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키는 모든 시도에 대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는 결의를 담았다.
아울러 한미일 정상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실시간 정보 공유를 강화하고 미사일 방어 역량도 높이기로 했다.
3국 정상은 중국을 겨냥해선 “인도·태평양 수역에서 어떠한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에도 강력히 반대한다”며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번영에 필수 요소임을 인식한다”고 강조했다.
3국은 경제 관련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의 공급망 합의에 따라 설립된 ‘위기대응네트워크(CRN)’ 내에서 긴급 상황 발생 시 필수 물자에 대한 접근을 보장할 수 있도록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최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서 볼 수 있듯이 엄중한 역내외 안보 환경은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며 “오늘 회의 결과로 출범하게 될 한미일 3국 협력 사무국은 3국 간의 더 큰 협력을 이끄는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를 언급하며 “3국 간 완전히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이시바 총리는 “3국 간 조율은 이제 한미일 협력 사무국 제도화를 통해서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서 계속해서 파트너십을 강화하며 북한과 다른 여러 가지 도전에 함께 대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정상회의에는 우리 측에서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장호진 대통령실 외교안보특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미국 측에서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드류 아베세스 백악관 NSC 한반도 담당 디렉터가, 일본 측에서는 타치바나 케이치로 내각 부장관, 아키바 다케오 국가 안보보장 국장, 후나코시 다케히로 외무성 심의관, 나마즈 히로유키 외무성 국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