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순방길 오른 尹…美日·中 정상회담 진행

윤석열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5박 8일간의 페루와 브라질 순방길에 올랐다. 이번 순방에서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회담과 한중 정상회담을 차례대로 진행할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4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 편으로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페루 리마로 향했다. 대통령은 15일(이하 현지 시간) 페루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대신과의 한미일 정상회의를 진행한다. 한미일 3국 정상의 이번 만남은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후 15개월 만이다. 작년 8월 당시 한미일 3국 정상들은 미국 워싱턴DC 인근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3국 협력 공조’에 깊은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당시 3국 정상은 적어도 1년에 한 번씩 ‘3국 정상회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행정부 출범에 맞춰 ‘3국 협력’을 지속하기 위한 여러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등 북러 불법 군사협력에 대한 대응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윤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갖는다. 한중 정상회담이 열리는 건 지난 2022년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G20 회의 이후 2년 만의 일이다. 김태효 대통령실 안보1차장은 페루 현지에서 14일 브리핑을 열고 “15일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에 양국 정상은 경제 협력, 문화, 인적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스페인 국영 통신사 에페(EFE)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선 “보호무역주의가 부상하고 공급망 불안이 가중되면서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중남미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순방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이어 “지속 가능한 동반성장을 위한 국제사회와 연대와 협력을 촉진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1939년 설립된 스페인 국영통신사인 EFE는 중남미 등 스페인어권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4대 글로벌 통신사다.
한편, 당초 정치권에서 제기됐던 트럼프 당선인과 윤 대통령 간 회동은 불발된 모양새다. 대통령실의 고위 관계자는 이날 현지에서 취재진과 만나 “미국 대선이 끝난 지 2주밖에 안 됐고 캠프 측에서는 각 분야 주요 인선을 위한 내부 논의에 집중하고 있다”며 “우리를 포함한 미국의 많은 우방국이 사전 회동 가능성을 타진해 온 것은 사실이나 현재로서는 내년 취임식까진 공식적인 의미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해외 정상과의 회동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미국 측에서) 밝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