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에 대중 초강경파 릭 스콧 지지

남창희
2024년 11월 11일 오후 5:04 업데이트: 2024년 11월 11일 오후 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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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올인’ 베팅이 성공하면서 한창 주가가 오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로 릭 스콧 의원을 공개 지지하고 나섰다.

머스크는 10일 자신의 SNS에 “릭 스콧을 상원 다수당 지도자로 지지한다”고 썼다.

현재 공화당이 소수당인 상원은 당내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인사인 미치 매코널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고 있으나, 매코널 의원은 공화당 승리로 끝난 11월 선거 이후 퇴임하기로 한 상태다.

트럼프 집권 2기를 맞이할 공화당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상원 원내대표는 13일 비밀투표로 선출될 예정인 가운데 현재 스콧 의원(플로리다), 존 코닌(텍사스), 존 튠(사우스다코다) 의원 등 3파전이 펼쳐지고 있다.

스콧 의원은 트럼프를 비롯한 당내 보수파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지지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지만, 다른 두 후보에 비해서는 당내 기반이 약하다. 코닌 의원과 튠 의원은 당내 온건파와 기득권 세력의 후원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머스크의 스콧 의원 지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속마음을 대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내 경쟁이 치열한 상원 원내대표 선거를 두고, 당의 통합을 고려한 트럼프는 특정 후보 지지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보수 논객인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에 따르면 트럼프의 복심은 스콧 의원이다.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공화당 의원들 중 적잖은 사람들은 여전히 트럼프를 견제하려는 심리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1기 행정부 초기, 공화당은 상원 다수당을 차지했었으나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트럼프가 임명한 후보 인준에 시간을 끌며 행정부 운영에 발목을 잡은 바 있다.

이를 두고 트럼프 역시 지난 10일 소셜미디어에 “미국 상원에서 지도부가 되고자 열망하는 공화당 상원의원은 누구라도 반드시 상원에서의 휴회 인준에 동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휴회 인준은 의회가 어떤 사정으로 인해 휴회할 경우, 대통령이 의회 인준 없이 고위 공직자를 임명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의회 파행으로 국정에 공백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트럼프는 “이것(휴회 인준)이 없으면 제때 인준이 안 된다”며 4년 전 집권 1기 때 상원 의원들이 이런 행위를 했었다고 지적했다.

릭 스콧, 의회 대표적 대중 강경파…중국 의존 탈피 추진

스콧 의원은 올해 71세로 상원 군사위원회, 국토안보정부업무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의회 내 대표적 대중 강경파인 스콧 의원은 중국 공산당이 미국에 발휘하는 영향력을 낮추기 위해 중국산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정책들을 추진해왔다.

스콧 의원은 공립학교에서 ‘비판적 인종 이론(인종에 초점을 맞춘 사회주의 이념)’ 교육 중단을 지지하고, 주 정부에서의 소수인종 우대 조치 폐지, 강경한 범죄 대응, 국경 장벽 건설 재개를 촉구하는 등 트럼프와 결을 같이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또한 중국의 반대 속에서도 지난 2022년 5월 대만을 방문해 차이잉원 당시 총통을 만났으며 ‘대만 침공 방지법’을 발의하는 등 공산당의 침략에 맞서 대만을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현재 공화당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국무장관(외교부 장관)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스콧 의원을 지지하고 있다.

루비오 의원 역시 대중 강경파로 지난 7월 말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한” 3개 법안”을 발의하며 미국의 공산당 압박을 주도하고 있다. 이 3개 법안은 각각 ‘파룬궁 보호 법안’, ‘중국 공산당 저지 법안’, ‘유엔 특별보고관 자금지원 금지 법안’이다.

가장 핵심으로 평가되는 ‘파룬궁 보호 법안’은 중국 공산당이 20년 이상 탄압한 파룬궁에 대한 보호를 미국 정부에 요구하고, 동맹국과 국제사회도 적극 대처하도록 한다. 파룬궁은 중국 공산당 전현직 고위층 다수가 연루된 인권 탄압 사건으로 중국 공산당이 극도로 은폐하는 사건 중 하나다.

머스크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가장 중요한 측근의 한 명으로 떠올랐다. 그는 지난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에서 연설 중 총격을 당한 트럼프가 주먹을 불끈 쥐고 일어선 일을 계기로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고 대선 유세를 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