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정 협의체 첫 가동…韓 “늦었지만 의미 있는 출발”

2024년 11월 11일 오후 1:48

의정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11일 첫발을 뗐다. 단 야당·전공의 단체 등의 자리는 공석으로 남겼다.

이날 정치권과 정부에 따르면, 협의체는 이날 오전 8시 국회에서 출범식을 겸한 첫 회의를 했다. 협의체 참석자로는 ▲정부 측 한덕수 국무총리,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여당 측 한동훈 대표와 김상훈 정책위의장, 이만희·김성원·한지아 의원 ▲의료계에선 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 이종태 한국의과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협회 이사장 등 9인이다.

이와 관련 집권당 수장인 한동훈 대표는 여·야·의·정 협의체 첫 회의에서 “여·야·의·정 협의체의 목표는 국민의 건강이고, 방법은 소통과 대화”라며 “단 아직 여·야·의·정 협의체에 야당이, 민주당이 참여하지 않고 있는데, 여·야·의·정 협의체를 당초 민주당이 제일 먼저 말이 꺼내신 만큼 선의가 있다고 저는 믿는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곧 함께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한 대표는 또 “여기 모인 우리 모두는 민주당의 참여를 기다리고 언제든지 환영한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의료 사태가 촉발된 이후 처음으로 의료계와 정부가 문제해결을 위해서 국민 앞에 마주 앉게 됐다. 늦었지만, 의미 있는 출발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대표는 여·야·의·정 협의체 회의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야당의 참여를 촉구했다. 그는 “여기까지 오기도 굉장히 어려웠다”며 “민주당을 비판하진 않겠지만 나와주실 것을 호소드린다. 국민 건강과 생명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 앞에선 정쟁을 멈추고 이해득실을 따지지 말고 나와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김성원 의원은 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선 “가능하면 다음 달 중순이나 그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 국민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기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협의체에서는 의정 갈등의 핵심 요소인 ▲의과대학 정원 문제를 비롯해 ▲전공의 처우 개선 ▲필수·지역의료 활성화 ▲의료사고면책특례 조항 등이 포괄적으로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임현택 회장이 취임 6개월 만에 회장직을 상실하면서 향후 협의회 참여 기대감을 높였다. 의협 내 강경파 인사로 분류된 임 회장은 의정 갈등 국면에서 투쟁력을 발휘할 것이란 기대감을 모았으나 취임 후 각종 논란을 직면하며 스스로 입지를 좁혔다는 평가를 낳았다.

실제 임 회장은 취임 후 전공의 및 의대생 단체와 주도권 다툼을 벌이며 갈등을 낳았다. 최근엔 자신을 비방한 지역의사회 임원을 고소하고 취하 대가로 1억 원을 요구한 사실마저 드러나 여론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에 의협 임시대의원총회에선 대의원 246명 중 224명이 투표에 참여해 75.9%가 ‘임현택 회장 불신임안’에 찬성했다. 이어 의협 대의원들은 회장 공백 사태를 대비해 비대위원장을 오는 13일 선출하고 한 달간 준비를 거쳐 차기 회장을 선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