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6일(현지시각)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대선 승리를 축하하고 패배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모교인 워싱턴DC 하워드 대학교에서 승복 연설을 통해 “오늘 일찍 대통령 당선인 트럼프와 통화를 하고 그의 승리를 축하했다”며 “평화로운 권력 이양에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번 선거에서는 패배했지만, 이번 도전에 임하게 된 이유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며 여성의 권리와 총기 폭력에 계속 맞설 것이라고 눈물을 흘리는 지지자들 앞에서 약속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연설 도중 간간이 떨리는 목소리로 “이번 선거 결과는 우리가 원했던 것도 아니고 우리 쟁취하려던 것도 아니며 우리가 투표한 목적도 아니다”라며 “미국에 관한 약속의 빛은 항상 밝게 타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장의 침통한 분위기는 지난달 중순 이 대학에서 펼쳐진 개교 100주년 기념 행사 및 졸업 축하 축제의 분위기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1867년 문을 연 하워드 대학은 흑인에게 고등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미국 의회가 설립을 인가한 흑인 대학이다. 사립 대학이지만 연방정부 재정 지원을 받고 있으며 ‘흑인들의 하버드’라고도 불린다.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이 대학 축제 때는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학 출신 대통령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고조됐었다. 축제 현장에는 해리스 부통령이 참석해 학생과 지지자 수천 명에게 연설했다. 그녀가 등장할 때는 해리스 선거송인 비욘세의 ‘프리덤’이 배경음악으로 깔렸고 군중은 열광했었다.
하워드 대학 캠퍼스는 11월 5일 선거일 당일에도 흑인 학생들을 비롯해 다수의 해리스 지지자들이 모여 개표 방송을 지켜보며 해리스의 승리를 염원하는 희망의 무대가 됐지만, 주요 경합주 패배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침묵과 좌절감이 감돌기도 했다.
트럼프 캠프 측은 해리스의 승복 전화 통화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캠프 대변인 스티븐 청은 에포크타임스에 보낸 이메일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은 오늘 일찍 전화 통화를 나누었고, 그녀는 그에게 역사적인 승리를 축하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유세 기간 보여준 강인함, 전문성, 끈기에 감사의 뜻을 전했으며 두 지도자는 국가를 통합하는 것의 중요성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날 백악관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해리스, 트럼프와 각각 전화 통화를 했으며 트럼프에게 당선 축하 인사를 건넸다고 발표했다.
트럼프는 6일 새벽 대선 승리 선언 연설을 통해 “역사적 승리였다”고 자평하고 “지난 4년간의 분열을 뒤로 하고 단결할 때이다. 단결할 때이고, 우리는 노력할 것”이라며 국민 통합의 의지를 밝혔다.
당초 미국 주류 매체에서는 박빙 승부를 예상했지만, 2024년 대선은 트럼프의 압승으로 끝났다. 트럼프는 현재 선거인단 295명을 확보해 과반(270)을 훌쩍 넘겼으며 현재 추세로 보아 310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대선 때는 트럼프가 30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승리했고, 2020년 대선에서는 바이든이 306명의 선거인단을 얻어 대통령에 당선됐다.
2020년 대선 당시에는 경합주 7곳 중 조지아,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4곳에서 트럼프가 패배했다는 결과가 나왔으나 이번 대선에서는 4곳에서 모두 승리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 네바다와 애리조나 개표가 진행 중이지만 두 곳에서 모두 트럼프가 앞서고 있어, 트럼프는 이미 승리가 확정된 노스캐롤라이나를 포함 경합주 7곳에서 모두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