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길, 24절기] 겨울의 시작 ‘입동(立冬)’, 김치는 입동에 담가야 제맛

연유선 객원기자
2024년 11월 07일 오전 8:16 업데이트: 2024년 11월 07일 오전 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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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 중 열아홉 번째 절기 입동(立冬)입니다.

입동의 뜻은 겨울이 시작된다는 의미인데요. 우리의 생활과 상당히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겨울 동안 먹을 김치를 장만하는 김장은 입동을 기준으로 담그기 때문입니다. 입동이 지나면 땅이 얼어붙고, 싱싱한 재료가 없으며, 일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죠.

김장은 보통 입동 전후 5일 내외에 담그며 이때 담근 김장이 가장 맛있다고 합니다.

전라남도 지방에서는 입동의 날씨를 보아 그해 겨울 날씨를 점쳤습니다. 입동 날 추우면 그해 겨울은 몹시 춥다고 합니다.

경상남도 도서지방에서는 입동에 갈까마귀가 날아온다고 하며, 밀양 지방에서는 갈까마귀의 배에 흰색 부분이 보이면 이듬해 목화가 잘된다고 했습니다.

옛날 중국에서는 입동기간을 5일씩 3후(三候)를 정하여 ① 물이 비로소 얼고 ② 땅이 처음으로 얼어붙으며 ③ 꿩은 드물어지고 조개가 잡힌다고 했습니다.

입동 즈음에는 감을 수확해 곶감으로 말리는데 옛 조상들은 나무에 있는 감을 전부 따지 않고, 몇 개 남겨두었습니다. 이를 ‘입동 까치밥’이라고 부릅니다. 겨우내 먹을 것이 부족한 새들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입동에는 ‘치계미(雉鷄米)’라는 독특한 풍속도 있습니다.

치계미는 입동·동지·섣달그믐날에 노인들을 초대해 음식을 대접하는 풍습입니다.

원래 치계미는 사또의 밥상에 올릴 반찬값으로 받는 뇌물을 뜻하는 단어인데요. 마을의 노인들을 사또처럼 대접하려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입동 풍습에서 새를 위하고 노인들을 위하는 선조들의 아름다운 마음씨를 엿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