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 업계가 국제시장에서 ‘릴레이 수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전선은 5일 “미국 현지 판매법인 T.E.USA가 미국 서부 지역에서 케이블 장기 공급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1년간 300억 원 규모의 전력 케이블을 공급하며, 최장 3년 동안 최대 900억 원의 케이블을 공급할 예정이다. 미국 동부에선 약 200억 원 규모의 케이블 공급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미국은 지중 전력망의 절반 이상이 교체 시기인 40년을 넘어선 상태다. 여기에 AI 및 데이터 센터 수요 확대로 전기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노후 전력망 교체와 신규 전력망 구축에 대한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 이번 계약을 통해 공급하는 케이블 역시 미국 주요 지역의 전력 공급 안정화를 위한 전력망 구축에 투입될 예정이다.
대한전선은 두 건의 계약을 추가하면서 미국 시장에서의 올해 총 수주액은 7200억 원을 넘어섰다. 이는 대한전선이 북미 시장에 진출한 이후 역대 최대 실적으로, 이전 최고 기록인 2022년의 연간 수주액(약 4000억 원)를 상회하는 성과다.
효성중공업은 유럽 전력기기 시장에서 품질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1일 세계 최대 해상풍력 기업인 덴마크 ‘오스테드’와 초고압 전력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효성중공업은 오는 2027년까지 영국 ‘혼시 4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400kV 초고압변압기, 리액터(전력 품질 향상 장치) 등을 공급할 예정이다. ‘혼시 4 해상풍력 프로젝트’는 영국 북동부 요크셔 해안 인근 지역에 전력량 2.4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번 수주에 성공함에 따라 올해 유럽에서만 효성중공업이 수주한 규모는 1조 원을 넘어섰다. 연초 내셔널 그리드의 대규모 위상조정변압기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7월 노르웨이 국영 전력회사와 초고압변압기 수주 계약을, 이 외에도 아이슬란드, 스웨덴 등에 차단기를 잇따라 수주 성공하는 등의 실적을 달성해 왔다.
LS일렉트릭은 첫 영국 ESS (에너지저장장치) 발전소 구축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유럽 신재생에너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영국 보틀리(Botley) BESS 구축 사업 현장에서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신한자산운용, 신한은행 등 프로젝트 관계자 2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준공식을 개최했다. 앞서 LS일렉트릭은 지난해 4월 총사업비 1334억 원 규모의 영국 보틀리 ESS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LS일렉트릭은 국내외에서 쌓아 온 스마트에너지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EPC (설계·조달·시공)를 맡아 성공적으로 준공 완료했으며, 향후 20년간의 통합운영(O&M) 업무도 수행할 예정이다. LS일렉트릭은 이번 영국 ESS 사업 준공을 시작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유럽 신재생에너지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