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국민의힘’…뒷심 발휘한 한동훈 대표 

박요한 객원기자
2024년 11월 05일 오전 10:35 업데이트: 2024년 11월 05일 오전 10:41
P

국민의힘이 벼랑 끝에 섰다. 윤석열 정권을 배출했지만, 대통령실이 영부인 사법 리스크를 비롯해 각종 공천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6월 개원한 제22대 국회에서는 여당의 지위에 있지만, 190석에 육박하는 거대 야권을 상대하는 소수 정당이다. 최근 지지율 하락세마저 직면했지만, 한 줄기 희망을 찾아내기도 했다. 바로 여당 대표의 리더십이 뒷심을 발휘한 것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동훈 대표의 대(對) 대통령실·야당 협상은 대부분 성공했다. 대통령실이 지난 4일 밤 전격적으로 대국민 담화 겸 기자회견을 결정한 게 하나의 사례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언급한 것도 그렇다.

대통령실은 오는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겸 기자회견이 진행될 것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영부인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를 비롯해 각종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겸 기자회견 예고에 앞서 한동훈 대표는 지난 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께서 걱정하시는 부분에 대해서 대통령께서 솔직하고 소상하게 밝히고 사과를 비롯한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다.

한 대표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촉구한 날, 이재명 대표는 마찬가지로 당 최고위원회의 현장에서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며 “원칙적으로는 고통이 따르더라도 금투세를 시행하는 것이 맞지만, 현재 대한민국 증시가 너무 어렵고 주식 투자에 기댄 1500만 명의 투자자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한 대표가 추진하는 정책 아젠다에 대통령실과 민주당이 반응하자 당 안팎에선 ‘한동훈 리더십이 뒷심을 발휘했다’는 평가가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경기도당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 정부·여당이 지지율 하락세 국면을 맞이했으나 한동훈 대표의 리더십으로 정책 아젠다를 주도하는 모습은 당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여당 지지율이 현 정부 출범 후 동반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가 지난 4일 발표됐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2516명을 대상으로 ‘지지율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p)’를 실시한 결과,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22.4%를 기록했다. 이는 전주 대비 2.2%p 하락한 것으로 조사기관의 조사 내용 중 가장 낮은 지지율이다. 대통령의 국정수행 부정평가는 전주 대비 2.8%p 상승한 74.2%다.

같은 시기 전국 성인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정당 지지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결과, 국민의힘은 29.4%를 기록했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47.1%를 기록했다. 전주 대비 3.2%p 하락했고 민주당은 3.9%포인트 상승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금투세도 그렇고 대통령의 전격 기자회견 등이 추진된 데 있어서 한동훈 대표의 리더십이 어느 정도 발휘했다는 데 동의한다”며 “향후 지지율 조사를 조금은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