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오는 8일부터 한국인 무비자 입국(최장 15일)을 허용한 가운데, 남부 광둥성에 뎅기열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어 국내 여행객의 주의가 요망된다.
광둥성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지난 10월 넷째 주(21~27일)에만 1785명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됐다. 이 가운데 222명이 중국 4대 대도시인 선전시 감염자로 확인되면서 인구 밀집 지역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일 선전시 방역당국은 긴급 통지를 통해 “시내 25개 지역에 뎅기열 전염 위험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당국은 “올해 전 세계 뎅기열 유행 상황이 심각해졌고, 유행 강도 역시 예년 같은 기간의 수준을 크게 넘어섰다”고 밝혔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급성 발열성 질환이다. 뎅기 바이러스를 지닌 모기에 물려 주로 전파된다. 수혈을 통해 전파될 수도 있다.
감염 후 5~7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환자는 발열기가 지나면 회복하지만 일부는 중증 뎅기열로 진행될 수 있다. 감염 후 회복하면 항체를 갖게 되지만 문제는 뎅기열 바이러스가 4개의 혈청형이 있다는 것이다.
하나의 뎅기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회복했더라도 다른 뎅기열에 감염되면 출혈, 쇼크 등을 동반한 중증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뎅기열 바이러스는 심장, 간, 신장 등 다양한 장기에 손상을 줄 수 있으며, 심지어 뇌장벽까지 뚫고 뇌에 손상을 줄 수도 있다.
현재 뎅기열에 대한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는 없다. 치료는 일반적으로 아세타 미노펜을 투여해 열을 낮추고, 수분을 섭취하며 안정을 취하도록 하는 방법이 사용된다. 이부프로펜, 아스피린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는 출혈 위험을 높일 수 있어 피해야 한다.
광둥성은 6~11월이 뎅기열 발생 시기다. 9월 말 주간 발생 건수가 1100건으로 줄어들었다가 10월 들어 1700~2000건으로 감염이 증가했다.
댕기열은 치사율이 일반적으로 1%에 머물지만 중증으로 진행하면 최대 20%까지 올라간다.
광둥성 당국은 올해 사망자가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발표했으나, 중국 온라인에서는 경제 침체로 관광업 활성화를 추진 중인 정부 당국이 전염 상황을 투명하게 발표할 것인지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한 소셜미디어 이용자는 “정부는 통제 가능하다고 하는데, 병원에서 중증 뎅기열에 걸려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고령 환자들을 다수 목격했다. 통제가 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소셜미디어에는 “싱가포르에서 모기에 물린 후 입국했는데 뎅기열이었다”, “모기에 팔을 물렸는데 물린 곳이 너무 아파서 밤잠을 못 자고 팔도 움직일 수 없었다”, “두통에 몸살, 고열로 병원에 2주 동안 입원했다”, “거의 고문 수준이다. 구토와 설사로 열흘 동안 10kg 가까이 빠졌다”는 등 괴로움을 호소하는 게시물이 다수 포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