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오는 8일부터 내년 12월 31일까지 한국을 포함한 9개국 국민들에게 비자 면제 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지난 2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린젠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 뒤 새로 추가된 비자 면제 국가에 한국이 포함됐다고 전하며 “중국과 외국의 인적 왕래를 더욱 편리하게 하기 위해 비자 면제 국가 범위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해 슬로바키아·노르웨이·핀란드·덴마크·아이슬란드·안도라·모나코·리히텐슈타인 등 9개국의 일반 여권 소지자들은 비즈니스, 관광, 친지 방문 목적으로 중국을 방문할 경우 최대 15일간 비자 없이 입국·체류가 허용된다. 이번 조치로 중국의 일방적 비자 면제 대상 국가는 총 29개국으로 늘어났다.
중국이 한국을 무비자 입국 대상에 포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비자 면제가 두 나라의 민간 교류와 경제 협력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국이 무비자 입국 허용 대상국을 늘리는 것은 최근 경기 침체가 가속하면서 내수 경기 회복을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도 분석된다. 중국은 이전에도 경기 침체 타개를 위해 외국인 관광객들을 늘리려는 차원에서 비자 면제 허용 국가를 확대해 온 바 있다.
이번에 한국을 대상 국가에 포함한 것은 그동안 경색돼 있던 한·중 관계의 개선을 모색하려는 시도로 풀이되지만, 한국 내 반중 여론을 잠재우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그간 중국에 무비자 입국 허용을 요청해 온 일본은 고려하지 않고 한국만 비자 면제국에 포함한 점, 최근 중국에서 한국인이 처음으로 반(反)간첩법 혐의로 구속된 시점에서 발표됐다는 점에 주목해서다.
한편, 국내 여행업계는 이번 중국의 조치가 코로나 엔데믹 이후 여행 수요 회복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하며 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그동안 저렴한 단체 비자 비용으로만 약 6만 원이 소요됐고 발급 기간도 일주일 이상 걸렸으나, 이제는 이러한 불편이 사라져 더 많은 사람들이 중국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인 해외여행의 주요 목적지는 일본과 동남아로 집계되지만, 중국의 무비자 입국 허용이 젊은 층의 관심을 끌며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상하이 디즈니랜드와 같은 인기 관광지들이 포함된 여행 상품이 증가세를 보이는 등 여행사들의 중국 관련 여행 상품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하나투어의 경우 3분기 중국 패키지 관광객 수가 전년 대비 112% 증가했고, 모두투어도 같은 기간 중국 패키지 송출객이 약 4만 4000명으로, 전년 대비 138%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