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투표일이 임박한 가운데, 승자 예측에서 증시가 호황이면 여당이 승리한다는 통계적 예측이 또 한 번 입증될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31일 “월가 임원, 정치 도박사, 암호화폐 거래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할 것이라는 데 베팅을 걸고 있다”며 “하지만 주식시장은 다른 이야기를 전하고 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역대 미국 대선에서 경제는 가장 중요한 이슈였으며, 이에 따라 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인 주식시장은 대선 승자 예측의 주된 기준이 되기도 했다.
특히 선거일 3개월 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표가 상승하면 집권당 대선 후보가 승리한다는 공식은 지난 96년간 4번을 제외하면 모두 성립했다. 현 집권 세력이 그만큼 경제를 잘 운영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반면 지수가 하락하면 야당 대선 후보가 승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투자자들이 새로운 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폴리티코’는 올해 S&P 500 지수가 8월 이후 10% 오르는 등 상승세를 보여 집권당인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금융 서비스 회사 LPL 파이낸셜의 수석 기술분석 전략가인 애덤 턴퀴스트는 “시장은 해리스의 승리를 믿고 있다”며 S&P 지수 상승은 현 집권당이 계속 집권해 정책의 연속성이 이어질 것이라는 시장의 안정감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S&P 500 지수에 근거한 대선 승리 예측이 맞은 사례에는 각종 예상을 뒤엎고 트럼프가 승리한 2016년 대선도 포함됐다. LPL에 따르면 2016년 대선 전 3개월간 S&P 500 지수는 2.3% 하락하며 집권당의 교체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S&P 500 지수를 통한 대선 예측은 회의적인 시선을 받고 있다.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미국 정책 책임자인 모니카 게라는 “시장은 (미래를 보는) 수정구슬이 아니다”라며 과거와 달리 요즘 주가지수 움직임은 전반적인 경제 흐름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지타운 대학의 금융학 교수인 리나 아가왈 역시 근래 들어 주가지수는 주로 실리콘 밸리 기업에 의해 주도되기 때문에 수십 년 전에 비해 전반적인 경제 상황을 잘 보여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증시에 상장되지 않은 대규모 기업도 많다고 설명했다.
스탠퍼드대 공공정책학 교수인 저스틴 그리머는 경제 지표와 대선 결과 사이의 상관관계를 인정하면서도 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머 교수는 “선거일을 앞두고 경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견해가 분열된 상황에서 주식 시장과 S&P 500 지수는 누가 당선될지 파악하는 데 매우 유용하지는 않을 수 있다”며 “동전 던지기와 마찬가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