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조스, 워싱턴포스트 특정 후보 지지 왜 막았나…“언론 공신력 회복”

2024년 10월 30일 오후 5:19

베이조스 “미국인들, 언론 편향성 우려…신뢰 안 해”
“비판 있겠지만 더 나은 가치 위한 의미 있는 걸음마”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업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워싱턴포스트(WP)’와 관련한 논란을 해명했다.

WP 소유주인 베이조스는 최근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를 지지하려던 WP를 제지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진보 언론에서는 ‘대선 개입 시도’라고 맹비난을 퍼붓고 있으나 ‘오히려 언론의 떨어진 공신력을 회복하기 위한 처방’이라는 게 베이조스의 설명이다.

베이조스는 지난 28일(현지시각) ‘불편한 진실: 미국인들은 뉴스 미디어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그동안 특정 후보를 지지해 온 WP의 관례를 철폐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특정 후보 지지 선언이 “언론사가 독립적이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준다”며 “대선 후보 지지를 종료하는 것만으로 신뢰도를 크게 끌어올릴 수는 없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의미 있는 걸음”라고 평가했다.

베이조스는 사회 각 분야를 대상으로 한 신뢰도 조사에서 언론과 언론인이 하위권에 위치한다면서 특히 올해 갤럽 조사에서는 정치권(의회)보다도 훨씬 낮은 순위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람들은 언론이 편향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WP뿐만 아니라 여러 언론이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조스는 또한 이번 결정이 더 일찍 내려져야 했다며 어떠한 이해관계에 따른 것이 아니라 순전한 내부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WP가 이번 대선에서 어떤 후보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날, 자기 소유의 항공우주회사 블루오리진의 데이비드 림프 최고경영자(CEO)가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난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만남은 당일 오전 갑작스럽게 기획된 것으로 자신은 사전에 알지 못했고 이번 결정과도 완전히 무관한 우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지난 25일에는 WP 편집위원회가 해리스 부통령 지지 사설 초안을 작성해 발행할 준비를 마쳤지만 베이조스가 직접 해당 사설을 발행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로 인해 신문사 내부와 독자들 사이에서 항의가 촉발됐고 일부 편집위원들은 사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후 4일간 WP는 온라인 구독자 수가 20만 명 이상 감소했다.

베이조스는 공신력 회복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성명에서 36년간 이어진 관례에 따르는 것보다 더 큰 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