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개혁 협의체’ 촉구한 韓…‘지구당 부활’ 청구서 낸 李 

박요한
2024년 10월 30일 오후 3:29 업데이트: 2024년 10월 30일 오후 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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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정치적 아젠다 선정 신경전이 치열하다. 한동훈 대표는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의료개혁 매개체인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촉구한 반면, 이재명 대표는 ‘지구당 부활’ 관련 국민의힘의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당대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을 향해 “분명하게 요구한다”며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대표가 직접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그러면서 “지금 국면에서 의료 상황 해결은 가장 중요한 민생이고, 또 민생”이라며 “여·야·의·정 협의체를 가장 먼저 언급한 민주당이, 이제 와서 ‘시기상조다’라고 하는 것은 민생을 포기하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100일 동안 그 변화와 쇄신을 위해서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며 “지난 100일, 민생정치, 대한민국의 우상향, 청년정치, 정치개혁하자고 소리 높였다. 가장 많이 얘기하고 힘을 준 건 ‘여·야·의·정 협의체’ 등 의료 상황 해결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어제 정부가 의대생의 휴학 승인을 대학 자율에 맡기겠다며 전향적인 입장을 냈다”며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가하는 의료단체가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 끝까지 노력하겠다”라고도 했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같은 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 대표가 지난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공약으로 내건 ‘지구당 부활’과 관련해 “한동훈 대표께서도 당내 지역위원장들한테 여러 차례 약속했는데 지금 정치적 기회 균등을 위해서 지역위원회, 과거식으로 하면 지구당 반드시 부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현역 의원들은 1년에 1억 5000만 원씩 후원금 모금하고, 보좌진도 다 정부에서 지원해 주고, 사무실도 유지할 수 있고, 하다못해 기초·광역의원들도 후원회가 있지 않나”라며 “그런데 도전하는 사람들에게는 왜 기회를 주지 않나”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재차 “아무리 성안에 들어가기 전에는 성벽이 낮기를 바라고 일단 들어가면 성벽 높이기를 바라는 것이 사람의 심사이기는 하지만, 세상 사람들의 시각으로 보면 불공정하지 않나”라며 “합법적으로 투명하게 정치자금도 모금해서 정치 활동을 할 수 있게 해 주어야 공정한 정치 환경이 조성된다. (한동훈 대표도) 약속했으니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대표가 각자 정치적 아젠다를 꺼내 해당 아젠다를 주도하려는 데 대해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그중 다가올 11월 여의도 정치권에는 매머드급 국내외 정치 현안이 즐비하다는 점에서 이같이 아젠다 신경전을 벌인다는 게 중론이다.

우태훈 시사평론가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다음 달엔 국내외적으로 굵직한 정치적 이슈들이 가득하다”며 “외적으로는 미국 대선 결과가 있을 것이고, 내적으로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관련 1심 판결, 현 정권의 후반기 정국 구상 등이 존재한다”고 했다. 이어 “여야는 현시점에서 정치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야 11월 주요 현안들을 대처할 수 있기 떄문에 여러 아젠다를 펼치고 신경전을 벌이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