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 양상 바꾸는 ‘드론’…각국 레이저 요격 무기 개발 박차

강우찬
2024년 10월 23일 오후 12:36 업데이트: 2024년 10월 23일 오후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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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드론이 주목을 받으면서, 전 세계 방위산업체가 드론 대비책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각)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의 방위산업체 RTX와 유럽의 미사일 제조 기업 MBDA, 영국의 키네틱(QinetiQ)은 드론 격추용 레이저 무기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대형 방위산업체들이 드론 대비를 위해 레이저에 주목하는 것은 비용 때문이다. 기존 미사일로 드론을 격추하는 식의 대처로는 가성비가 맞지 않아서다.

올해 예멘의 후티 반군은 홍해를 통과하는 국제 상선을 향해 드론을 띄우거나 미사일을 발사해 공격했다. 미국과 영국은 100~1000달러짜리 드론을 격추하기 위해 1기당 수백만 달러 상당의 미사일을 발사해야 했다.

전쟁에서의 드론 사용 증가는 방어 비용이 공격 비용보다 크게 높아, 방어자에게는 불리한 비용 불균형 문제를 일으킨다.

이에 발사 비용이 낮은 레이저 무기는 드론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영국은 올해 초 레이저를 이용한 ‘지향성 에너지 무기 개발(DEW)’를 선보인 바 있다. ‘드래곤 파이어(용의 불)’로 명명된 이 무기는 1km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 공중에 있는 동전 크기 표적을 파괴했다.

드래곤 파이어는 영국 키네틱과 유럽 MBDA 연구진이 7년간 개발하는 등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이 들었으나 1회 가동 비용은 13달러(약 1만8천원)에 불과해 성과를 내고 있다.

영국 국방부는 지난 4월 드래곤 파이어의 성능과 안전성을 더 높이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예정보다 5년 앞당겨 오는 2027년까지 영국 해군 함정에 배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FT에 따르면, 레이저 기술을 전장에 적용하는 데는 몇 가지 난관이 있다. 핵심은 고출력의 에너지를 표적에 일정 시간 정확하게 유지하는 기술이다. 비나 구름 같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고, 연기나 진동으로 인해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반대로 안정적인 전원 공급과 냉각시설이 구축되면 다수의 드론을 연속적으로 요격할 수 있어 미래 전쟁에 필요한 무기로 꼽힌다.

우리나라 국방부도 지난해 4월 국방과학연구소와 한화가 개발한 레이저 대공 무기 ‘블록-I’을 전투에 적합하다고 판정하고, 연내 배치를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