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맥도날드서 감자 튀기고, 해리스는 흑인 교회서 생일 맞이

강우찬
2024년 10월 21일 오후 12:26 업데이트: 2024년 10월 21일 오후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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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는 조지아,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경합주 찾아 막판 총력전

미국 대선이 보름여 남은 가운데,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 대통령 후보들이 저마다 행보를 이어갔다.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0일(현지시각) 환갑(60번째 생일)을 맞아 남부 경합주인 조지아주의 대형 흑인 교회를 찾아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대선 경합주 펜실베이니아 공략에 힘을 쏟았다. 그는 미국의 대표적인 외식 체인이자 대중문화의 상징인 맥도널드 매장을 찾아 ‘알바’를 하며 유권자들과 만났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 애틀랜타 동부 스톤크레스트에 있는 흑인 침례교회 예배에 참석해 ‘사랑’을 강조했다. 그녀는 성경에 나오는 ‘착한 사마리아인’ 이야기를 언급하며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라는 교훈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이 순간 우리 나라는 갈림길에 있다”며 “미국이 혼돈과 공포, 혐오의 나라가 될지 아니면 자유와 연민, 정의의 나라가 될지를 유권자의 표로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자신이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는 후보라는 점을 내세운 발언으로 풀이된다.

해리스 부통령과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종교인들, 특히 흑인 기독교 신자의 민주당 지지를 독려하는 ‘투표소로 가는 영혼들(Souls to The Polls)’ 캠페인을 강화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전미 흑인 종교 지도자로 구성된 자문 위원회가 주도하며, 전국에 활동가를 파견해 사전 투표를 장려하고 있다. 예배를 마친 신도들을 교회 앞에 대기하고 있는 버스에 태워 투표소로 데려가는 식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흑인 교회 예배 참석 후 애틀랜타 남부의 존즈버러에서 열리는 ‘경건한 신앙심 국제 사역(Divine Faith Ministries International)’ 행사장으로 이동해 신자들에게 투표권을 행하라고 촉구했다.

행사장에는 흑인 가수 스티비 원더가 등장해 해리스가 참석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음악과 노래로 분위기를 띄웠다.

2024년 10월 20일(현지시각)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조지아주 존스버러에서 열린 흑인 기독교인 행사에 참석해 스티비 원더의 노래를 듣고 있다. | AP/연합뉴스

스티비 원더는 이날 환갑을 맞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며 군중의 호응을 유도했고, 해리스는 스티비 원더의 노래가 끝나자 목멘 소리로 “정말 사랑한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유세장에서 트럼프를 직접 겨냥해 거친 언사를 쏟아내 왔지만, 이날 두 차례 행사에서만큼은 트럼프를 언급하지 않고 온화한 모습을 보였다.

대선 경합주 7곳 가운데 한 곳인 조지아주는 지난 15일부터 사전 투표가 시작됐고 첫날에만 31만 명이 투표해 2020년 사전 투표 첫날 기록을 2배 이상 넘겼다.

이는 네거티브 공세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부 매체들은 최근 그녀의 갑작스러운 변화가 초조함만 부각할 뿐 중도층 유권자들에게 효과적이지 않다고 평가한 바 있다.

트럼프, 펜실베이니아 머물며 맥도날드 방문

한편, 이날(20일) 공화당 후보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 남동부의 벅스 카운티를 찾아 맥도날드 매장을 방문했다. 그러나 식탁 대신 카운터 뒤로 돌아갔다.

먼저 매장 직원의 시범을 본 트럼프는 정장 상의를 벗고 앞치마를 두른 후 감자튀김을 만들면서 “사실 제대로, 빠르게 하려면 엄청난 전문성이 필요하다”며 지켜보는 수행원과 취재진에게 농담을 던졌다.

그는 드라이브스루 창구에서 직접 주문을 받고, 조리가 끝난 식품이 담긴 테이크아웃 봉투를 주문자들에게 건넸으며, 창밖으로 몸을 기울여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기도 했다.

플로리다 매체 ‘선 센티널’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환갑을 맞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냐는 질문에 “‘생일 축하해요, 카멀라’라고 말할 것”이라며 “꽃을 사줄 것 같다”고 덧붙였다.

2024년 10월 20일(현지시각)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이 펜실베이니아주 피스터빌-트레보스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을 방문해 직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감자튀김을 만들고 있다. | AP/연합

맥도널드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고 최저임금 인상안을 지지할 생각이 들었냐는 물음에는 “이들은 열심히 일하는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앞서 전날 피츠버그에서 유세한 트럼프는 “감자튀김을 사러 맥도날드에 갈 것”이라며 “내일 갈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캠프 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맥도날드 매장에서 감자튀김 만드는 일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트럼프는 해리스에 대한 비판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맥도날드 점장을 향해 “해리스보다 더 많이 일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해리스가 ‘맥도날드 근무 경험이 있다’고 말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해리스는 약점으로 지적되는 경제와 관련한 질문에 “나는 중산층 출신”이라며 부유한 집안 태생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또한 지난달 방송 인터뷰에서는 ’40년 전 대학생 시절 맥도날드에서 일한 적이 있다’며 서민들의 고충을 잘 이해한다고 했었다.

트럼프는 이를 두고 “거짓말”이라고 비판하면서 맥도날드 측에 확인했다고 했다.

반면 USA 투데이 등 복수 언론에 따르면, 맥도널드 측은 ’40년 전 해리스가 근무한 기록이 있느냐’는 확인 요청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