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표현의 자유, 총기 소유 청원 동참하면 100만 달러”

강우찬
2024년 10월 21일 오전 10:23 업데이트: 2024년 10월 21일 오전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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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최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서 트럼프 지원 유세 열고 깜짝 발표
미 연방법상 매표는 불법이지만 청원 서명자 대가 지급은 불법 아냐

미국 대선 카운트다운이 다가오면서 세계 최고 부자 일론 머스크가 대선 베팅 금액을 늘렸다.

머스크는 19일(현지시각) 대선 투표일(11월 5일)까지 ‘아메리카 팩(PAC·정치자금 후원단체)’ 청원에 서명한 유권자 중 매일 한 명을 무작위로 추첨해 100만 달러(약 14억원)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머스크는 미국 대선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에서 개최한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행사에서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이 청원에 서명하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해당 청원은 표현의 자유, 총기 소유 권리를 지지한다. 청원서에는 “(미국) 수정헌법 1, 2조는 표현(언론)의 자유와 무기 소지 권리를 보장한다. 나는 서명을 통해 수정헌법 1, 2조를 지지할 것을 맹세한다”라고 적혀 있다.

머스크는 깜짝 이벤트를 준비한 이유에 관해 “우리가 직면한 과제 중 하나는 사람들에게 이 청원에 대해 어떻게 알리느냐는 ​것”이라며 “왜냐하면 기성 언론은 이를 보도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사람이 엑스(X·구 트위터) 플랫폼에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이 소식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유세장에서 청원 서명자 중 한 명에게 즉석에서 100만 달러짜리 수표를 지급했다. 행운의 주인공은 존 드레이어라는 남성으로 자신을 “머스크의 열렬한 팬”이라고 소개했다.

머스크는 한때 트럼프를 비판하기도 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트럼프가 당선돼야만 미국의 민주주의가 유지될 수 있다며 강력한 원군을 자처하고 나섰다.

그는 펜실베이니아를 비롯해 7개 대선 경합주에서 이 청원에 참여를 권유한 이들에게 서명 1건당 47달러(약 6만 3천원)를 지급하며 트럼프 지원 사격에 나섰다.

직접 돈을 주고 표를 사는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가 표현의 자유와 총기 소유를 옹호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트럼프를 돕는 효과다.

미국 연방법상 돈을 주고 특정 후보에게 투표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청원에 서명하거나 서명을 권유한 사람에게 대가를 지급하는 것은 합법적이다.

머스크는 트럼프의 대선 캠페인을 지원하기 위해 ‘아메리카 팩이라는 정치자금 후원 단체를 설립했다. 이 단체는 경합주에서 유권자 등록을 하고 투표에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7월부터 9월 말까지 총 7500만 달러를 이 단체에 기부했으며, 이 단체는 같은 기간 7200만 달러를 지출했다.

이번 이벤트를 통해 머스크는 앞으로 투표까지 남은 18일간 1800만 달러를 추가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7곳 경합주 중에서도 펜실베이니아 승리를 특히 강조하고 있다. 이날 유세에서도 11월 대선이 미국의 민주주의 시스템을 지킬 마지막 기회라며 가능한 한 빨리 투표하라고 유권자들을 독려했다.

머스크는 민주당 바이든 행정부가 주도한 불법 이민자 유입 허용으로 인해 미국의 인구 구조가 변경되고 있으며 이들의 투표권이 확대될 경우 민주당이 영구히 정권을 장악하면서 양당 체제가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를 거듭 표명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