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허리케인 덮친 플로리다 찾아 “당파 초월한 단결” 강조

강우찬
2024년 10월 14일 오후 12:22 업데이트: 2024년 10월 14일 오후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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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허리케인 밀턴 피해 지역인 플로리다를 방문해 당파를 떠난 재난 대응을 강조했다.

지난달 말 헐린에 이어 이달 밀턴까지 미국을 연이어 강타한 두 차례의 허리케인이 대선 막판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재난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과도한 정치적 사건으로 비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지난 13일(현지시각) 항공 순찰을 하고 브리핑을 들은 바이든 대통령은 “밀턴으로 입은 피해가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아 다행”이라면서도 “많은 사람들의 집이 침수되고 귀중한 개인 소지품을 일어버리게 된 재앙적 사건”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매주 주말은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양 진영에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하고 강점을 부각하거나 약점을 보완할 귀중한 시간이다.

오는 11월 5일 대선까지 4번의 주말을 남겨둔 가운데, 그중 첫 번째인 지난 12~13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핵심 경합주 7곳 중 한 곳이자 허리케인 피해 지역인 노스캐롤라이나를 순회했다. 선거 전까지 경합주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적 움직임이다.

반면 같은 기간,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 강세 지역인 캘리포니아로 날아가 유세를 열었다. 대선에선 승산이 거의 없는 지역이지만, 최근 경합주 강세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상·하원 선거에서의 공화당 지지를 일궈내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주민과 구호요원들을 만나 위로와 격려를 전하며 “이런 시기에 우리는 민주당원이나 공화당원이 아니라 같은 미국인으로서 하나가 돼 서로를 보살핀다”며 “우리는 하나의 통합된 미국”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해 지역을 찾아 바이든 행정부가 재난 지역 지원을 소홀히 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으로 보인다. 일부 공화당 정치인들도 연방정부가 피해 복구 지원에 미온적이라며 연일 바이든 행정부에 향해 공세를 퍼붓고 있다.

현재 플로리다는 전기가 나가고 휘발유 등 연료 공급이 끊기면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전력망 복구 및 강화를 위해 6억1200만 달러의 연방정부 자금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이 자금으로 전력을 복구하고, 이 지역의 전력 시스템을 더 강하고 효율적으로 만들어 극한의 기상현상이 빈번해지더라도 정전의 빈도와 기간을 줄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전력망 복구 자금을 포함, 연방정부의 추가 재정 확보를 위해서는 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하며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의 협조가 필요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을 향해 오는 11월 대선 전까지 더 많은 재난 지원금을 승인해달라고 압박했다. 그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1천억 달러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존슨 의장은 이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각 주정부에서 지원이 필요한 분야와 지원액을 집계하고 평가한 후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며 “시간이 걸린다”고 언론에 밝혔다.

허리케인 밀턴은 지난 9일 밤 플로리다 서부 지역을 통해 상륙하며 최소 14명의 사망자를 냈다.

밀턴은 상륙 후 풍속이 시속 195km로 떨어지긴 했지만, 상륙 전까지만 해도 100년 만의 최대 허리케인으로 예상돼 주민들 600만 명에게 강제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지역 관계자들은 주민들의 불편이 컸지만, 강제 대피령이 없었다면 피해자가 더 많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이 기사는 AP통신과 로이터를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