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123년 역사상 ‘亞여성’ 최초

박요한 객원기자
2024년 10월 11일 오후 6:00 업데이트: 2024년 10월 11일 오후 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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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적의 소설가 ‘한강’이 국내 최초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강 작가의 이번 수상은 123년 역사를 자랑하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 중 아시아에선 여성 최초이자 지난 2012년 중국 국적의 모옌 작가 이후 12년 만의 일이기도 하다.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지난 2000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11일 국제사회에 따르면,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 시간)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국 국적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강 작가의 작품에 대해선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평가하며 수상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한강 작가는 1970년 11월 전남 광주의 문인 집안에서 나고 자랐다. 그의 부친은 소설 ‘아제아제바라아제’ 및 ‘새터말 사람들’ 등으로 유명한 소설가 한승원 작가다. 그는 중학교 졸업 후 서울로 올라와 풍문여고를 거쳐 연세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잡지 ‘샘터’에서 기자로 근무하며 지난 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처녀시’를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엔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붉은 닻’이 당선돼 소설가로의 첫발을 떼기도 했다.

이번 노벨 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학의 세계적 위상을 드높인 중요한 성과로 평가되며 많은 이들의 축하 메시지가 쏟아졌다.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차 라오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 문학의 가치를 높이신 한강 작가님께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같은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국정감사 도중 전재수 위원장이 전한 한강의 노벨상 수상 소식에 여야 의원들이 감사를 잠시 중단하고 환호와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한편, 일각에선 한강 작가의 작품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청소년 유해 성교육 도서’로 지정해 폐기를 권고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기도교육청이 “지시한 적 없다”고 해명에 나섰다. 김규나 소설가는 지난 10일 페이스북 계정에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와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를 언급하며 “(노벨상) 수상 작가가 써 갈긴 ‘역사적 트라우마 직시’를 담았다는 소설들은 죄다 역사 왜곡”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