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부정 평가·모르겠다’도 33%…홍보 여전히 숙제
트럼프는 흑인 지지율 상승세..청년·남성층에선 22%까지 ↑

미국 흑인 유권자 10명 가운데 민주당 지지자는 7명, 공화당 지지자는 1명이었지만,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는 다소 차이가 나타났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8일(현지시각) AP통신과 NORC 공공문제연구센터는 지난달 12~16일 선거인 명단에 등록한 유권자 1771명(흑인 47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과 전화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 설문에서 민주당원 혹은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힌 흑인 유권자는 67%였다. 공화당원 혹은 공화당 지지율은 10%에 그쳤다. 흑인 유권자 23%는 무당층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관한 긍정·부정 평가를 묻는 항목에서는 카멀라는 10명 중 7명, 트럼프는 2명에게서 긍정 평가를 받았다.

해리스가 ‘좋은 대통령이 될 것 같냐’는 질문에 응답자 65%가 ‘그렇다’고 답했다. ‘아니다’는 16%, ‘충분히 알지 못한다’는 17%로 나타났다.

트럼프를 대상으로 한 동일한 질문에서 ‘충분히 알지 못한다’는 응답이 7%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해리스 측은 여전히 유권자들에게 후보와 정책에 관해 알려야 할 과제가 남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같은 흑인 유권자이더라도 연령대에 따라 친카멀라, 반트럼프 성향에 적잖은 차이가 나타난 것도 특징이다.

고령층(45세 이상)에서는 해리스와 트럼프 지지율이 72% 대 8%로 두드러졌지만 젊은층(18~44세)에서는 57%대 22%로 격차가 40%P 가까이 줄어들었다.

젊은층 흑인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해리스가 ‘좋은 대통령감이 아니다’라는 응답이 21%로 고령층(11%)에 비해 10%P 높았다. 또한 흑인 남성의 부정 평가가 여성보다 10%P 높았다.

이러한 격차는 대선 주요 이슈에 관한 유권자들의 관심 정도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흑인 유권자들은 가장 중요한 이슈로 경제(81%)를 뽑았고 이어 건강보험(75%), 총기 규제(67%) 치안(63%), 낙태(53%), 이민(38%) 순이었다(중복응답).

그런데 경제 분야에 한해서는 트럼프에 대한 긍정 평가(18%)가 다른 이슈(6~10%)에 비해 상승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스라엘 전쟁 대처, 이민 문제에서도 각각 14%, 22%의 긍정 평가를 받았다.

해리스는 낙태(75%), 건강보험(72%), 총기 규제(67%) 분야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AP통신은 이번 조사 결과를 놓고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가 상승하고 있다는 트럼프 측 주장과는 거리가 먼 결과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경제와 이민, 전통적 가치를 중시하는 트럼프의 정책이 흑인 유권자 중에서도 젊은 남성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결과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지난 8월 미국의 흑인 인권단체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 여론조사에 따르면 젊은 흑인 남성 4분의 1 이상이 올해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같은 달 퓨리서치센터 여론조사에서는 흑인 유권자의 트럼프 지지가 13%로 집계됐다. 이는 5월과 6월의 9%, 7월의 12%에 비해 소폭 증가한 수치다.

9월 말 CNN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흑인 유권자 비율이 16%로 늘어났다.

이번 대선에서는 경합주 백인 노동자 표심 외에도 흑인 유권자를 둘러싼 쟁탈전이 치열하다. 과거에 비해 민주당에 대한 충성도가 살짝 낮아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캠프는 필라델피아, 디트로이트, 밀워키 등 도시의 흑인 커뮤니티에서 강연과 커뮤니티 행사를 열었으며 지난달에는 여러 도시에서 ‘트럼프를 위한 검은 목소리’ 버스 투어를 시행했다.

해리스 측도 수성에 힘을 쏟고 있다. 해리스 캠프 역시 흑인 남성을 대상으로 행사를 연이어 개최했다. 지난 2~3개월 사이 연방의회 의원, 유명 인사, 시민권 운동가 등을 흑인 커뮤니티에 보내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