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외래어·신조어·축약어 범람에 소통 장애 염려…개선 힘쓸 것”

제578돌 한글날 경축식 기념사

2024년 10월 09일 오후 12:11

제578돌 한글날을 맞아 10월 9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한글날 경축식이 개최됐다.

올해 경축식 주제는 ‘괜찮아?! 한글’이다. 한글에 대한 해외의 관심과 위상은 높아졌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외래어를 남발하고 있는 상황 등을 짚고 시민들의 인식 전환을 도모한다는 취지를 담았다.

한글은 조선 제4대 임금인 세종대왕이 1443년 창제하고 1446년 반포했다. 한글날 기념식을 거행한 것은 1926년 조선어연구회(한글학회의 전신)가 지정하고 ‘가갸날’이라는 이름으로 기념식을 연 것이 시초다. 당시 한글을 ‘가갸글’이라고도 부르다가 국어학자인 주시경 선생이 제안했던 ‘한글’ 이름을 따서 1928년부터 ‘한글날’로 바뀌었다. 1946년 한글날이 법정공휴일로 지정돼 전국적으로 기념하기 시작한 뒤, 2006년에 국경일로 정해졌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기념사를 통해 “우리의 말과 글에 대한 도전이 적지 않다”며 △우리말에 대한 무관심 △외국어·외래어 남용 △신조어·축약어 범람 등이 올바른 소통의 장애가 되지 않을까 염려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언어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실천 과제로 미디어에서 사용되는 외국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외국어 새말 대체어 사업’ 및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한 한국어 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세계 각국의 석학들이 한글의 창의성과 과학성을 인정하며 세계의 알파벳이 될 수 있을 만큼 훌륭한 문자라고 평가한다”며 “세종대왕께서 소통의 어려움을 겪는 국민을 위해 문자를 만든 것은 민본·민생·위민의 뿌리”라고 말했다.

세계 88개국에 설치된 세종학당은 수강 대기자만 1만 5000여 명에 이른다. 재외 동포청이 지원하는 한글 학교도 세계 1460여 곳에서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주요 대학을 비롯해 1500여 개 기관에서 한국어 강좌를 설치해 교육하고 있으며 매년 한국어 능력 시험에 응시하는 외국인도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유네스코는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해상’이라는 이름으로 해마다 문맹 퇴치 공로상을 수여한다.

한 총리는 “초거대 인공지능 시장에서 한국어가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고품질의 한국어 말뭉치 구축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우리 겨레의 얼과 정신이 담겨 있고 문화 창조의 원천인 한글을 가꾸는 데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경축식에는 국가 주요 인사, 정당·종단 대표, 주한외교단, 한글 관련 단체, 각계 대표, 시민 등 1500여 명이 참여했다. 경축식은 여는 이야기, 국민의례, 훈민정음 머리글 읽기, 유공자 포상, 축하말씀, 주제영상 상영, 축하공연, 한글날 노래 다 함께 부르기, 만세삼창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