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이복현 금감원장,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사태’에 뿔난 까닭

2024년 10월 08일 오후 3:44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소위 ‘고려아연 공개매수(경영권 분쟁 사태)’ 현안과 관련해 두 번째 경고를 보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고려아연 지분 경쟁을 놓고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고려아연·베인캐피털 연합’ 간 분쟁이 격화되자 이같이 경고한 것이다. 그는 지난달 27일 금감원 부원장 회의에서도 해당 사안에 대한 중재 메시지를 언급한 바 있다.

이복현 원장은 이날 오전 임원회의 때 “과열 양상을 보이는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대해서는 엄정한 관리·감독과 즉각적인 불공정거래 조사에 착수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상대측 공개매수 방해 목적의 불공정거래 행위가 확인될 경우 누구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원장은 재차 “특히 ‘공시 이전에 공개매수가 보다 고가로 자사주를 취득할 계획’이라든지, ‘자사주 취득 가능 규모가 과장됐다’고 주장하는 등 풍문 유포 행위와 주가 형성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 등 불공정거래 행위가 확인되면 누구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복현 원장이 이같이 언급한 이유는 최근 고려아연 공개매수와 관련해 ‘영풍·MBK’와 ‘고려아연·베인’ 모두 배임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현재 고려아연 공개매수 현안의 흐름은 고려아연 측보다는 영풍·MBK 측에 유리하게 형성됐다. 양측 모두 자사주 공개매수가를 83만 원으로 동일하게 측정했지만, 영풍·MBK 측의 공개매수 종료 시점이 고려아연 측보다 빠르다는 게 업계 측 중론이다.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공개매수가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뒤따른다.

지난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자사주 매입에 자기자금 5000억 원, 차입금은 1조 원으로 정정해 공개매수신고서를 기재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세계 최대 비철금속 제련 기업으로, 국제적으로 주도적인 위치를 선점한 기업이다. 이 기업은 지난 1974년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공동 설립했고, 이후 장씨 일가가 영풍 그룹을, 최씨 일가가 고려아연을 각각 경영해 왔다. 그러다 지난 2022년부터 두 일가 간 경영권 분쟁이 거세게 일어나 지금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현안까지 발생하게 됐다는 게 업계 측 전언이다.

고려아연 사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가 경제를 위해 기업 간 대승적인 결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재계 측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 영풍과 고려아연 측 모두 협력해야 하지만, ‘고려아연 경영권’ 차지에 혈안이 된 모습은 국민들에게 보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풍과 고려아연이 가지고 있는 지분은 30% 수준으로 비슷한 것으로 안다”며 “따라서 두 기업 모두 서로 협력해 고려아연과 국가 경제를 위해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