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3분기 매출 79조 원, 영업이익 9조1000억 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는 지난 2분기 대비 매출은 6.66% 올랐으나 영업이익은 12.84% 하락한 수치여서 여러 해석을 낳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8일, 본사의 연결 기준으로 매출 79조 원, 영업이익 9.1조 원의 2024년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3분기 실적의 경우 전기 대비 매출은 6.6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2.84%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21%, 영업이익은 274.49% 증가했다. 잠정 실적은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의거해 추정한 결과다. 삼성전자 측은 “아직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제공됐다”고 부연했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3분기 잠정 실적 내 영업이익은 당초 증권과 컨센서스보다 15%가량 낮은 수치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을 매출 80조 9002억 원, 영업이익 10조7717억 원으로 전망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실적이 저조한 데 대해서는 ‘반도체 경기 회복이 더딘 현상’이 지목됐다. 이를 방증하듯 삼성전자가 우위를 점한 ‘D램’이 예상보다 더딘 수요 회복으로 가격과 출하량 모두 부진한 실정이다. 이어 인공지능(AI) 붐에 수요가 견조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경쟁사 대비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한다는 게 업계 측 중론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 사업은 서버와 HBM의 수요 견조에도 불구하고 일부 모바일 고객사의 재고 조정 및 중국 메모리 업체의 레거시(구형) 제품 공급 증가 등의 영향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 밖에 일회성 비용 및 환율 영향 등으로 실적이 하락했다”고 부연했다.
그뿐만 아니라 반도체 부문 수장인 전영현 부회장은 실적 발표 직후 부진한 실적에 대해 이례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냈다. 그는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삼성전자의 핵심 경영진이 실적에 대해 별도 메시지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은 코스피에도 영향을 미쳤다. 코스피가 이날 개장 직전 발표된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부진 영향으로 장중 낙폭을 늘리며 2580대로 밀려난 것이다. 당일 오전 11시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20.94포인트(0.80%) 내린 2589.44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