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사관 밀접 인물·단체, 중국계 후보 지원
한국계 김대철 의원 “中 공산당과 연계” 우려 표명
미국 뉴욕주 주의회 한국계 의원이 중국 공산당의 선거 개입을 경고했다. 그는 중국 통일전선 공작 조직이 미국 의회 진입을 노리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인 김대철(미국명 로널드 김) 의원은 지난달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6월 예비선거(당내 경선)에서 중국 공산당과 연계된 단체들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 했고 의석을 탈취하려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중국 본토, 중국 공산당과 연계된 단체들이 선거 결과를 좌우하려는, 외세의 영향력 패턴이 분명했다”며 “그들은 플러싱 의석을 훔치려 했다”고 했다.
플러싱은 미국 뉴욕주에서도 손꼽히는 중국인 밀집 지역이다. 7세 때 퀸즈로 이주해 플러싱에서 자라난 김 의원은 자신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플러싱을 중심으로 한 퀸즈 지역이 포함된 제40선거구를 지역구로 의정 활동을 벌여왔다.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매우 다층적인 작전”이라며 “우리는 위험한 영역으로 들어가고 있다. 막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어려움을 하소연했다.
중국 공산당은 해외 화교, 중국인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다양한 통일전선 조직을 운영해왔다. 통일전선은 제3의 강적에 맞서 적과 일시적으로 화해하고 전선을 하나로 통일한다는 전략전술이지만, 최근에는 적 내부에 내통 세력을 심는 의미로 사용된다.
구체적으로는 상대국 유력 인사들을 친중·친공 인물로 포섭하고 현지에서 공산당에 유리한 여론과 정책을 조성하는 대리인을 만드는 스파이 공작이다.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미디어 등 광범위한 분야를 대상으로 한다.
뉴욕포스트는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수년간 뉴욕에서는 아시아 공동체가 성장하는 가운데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 확대에 관한 이야기가 오갔다”며 “중국 정부가 해외 비판자들을 감시한다는 것을 알고서 표적이 될까 봐 몸을 사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중국 공산당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일이 (미국 현지에서도) 무서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을 비롯해 대다수 아시아 이민자들은 더 나은 삶을 위해 공산주의 혹은 권위주의를 피해 미국에 이주한 사람들로 애국적인 미국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미국의 삶 방식에 따르지 않는, 중국 공산당과 연계된 새로운 조직이 생겨나고 있다”며 한 사례를 소개했다.
김 의원은 직접 ‘통일전선’이란 표현을 사용하진 않았지만, 그가 언급한 ‘새로운 조직’은 통일전선 조직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6월 뉴욕주 제40선거구 민주당 경선에서 중국계 후보인 이 앤디 천(Yi Andy Chen)은 통일전선 조직의 도움을 받았다.
미국 중국인 상공인협회(American Chinese Commerce Association)가 앤디 천을 지지했으며, 이 협회는 통일전선 조직의 하나로 회장 존 챈(John Chan)은 중국 본토와 뉴욕주재 중국 총영사관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존 챈 회장은 지난해 1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 당시 반중공 시위대를 깃대와 후추 스프레이로 공격한 친중공 시위대를 이끈 인물로 워싱턴 포스트에 보도됐다. 또한 한 달 후 뉴욕주 주의회 공화당 의원들의 중국 여행을 후원했다.
이처럼 뉴욕 현지에서 중국 공산당을 지원하고 중국계 주의회 의원 탄생을 후원한 존 챈 회장은 중국 외교부 공식 웹사이트에 국가와 연계된 인물,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해외 기관 소개 페이지에 올라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한편, 김대철 의원은 지난 6월 민주당 경선에서 과반수(54%) 득표로 이 앤디 첸, 다오 잉 두 후보를 물리쳤다. 그는 중산층 보호를 내세운 정책이 유권자들에게 인정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