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허리케인 피해 지역 찾아 “장기적 복구 지원” 약속

왕승혜
2024년 10월 07일 오후 6:32 업데이트: 2024년 10월 07일 오후 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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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이자 현직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가 노스캐롤라이나를 방문해 피해 복구 등을 위한 지속적 지원을 약속했다.

지난 5일 해리스 부통령은 허리케인 헐린으로 큰 피해를 당한 노스캐롤라이나를 방문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허리케인 재난 지역을 방문한 것은 나흘 전에 이어 두 번째다.

AP통신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주 및 지방정부 당국자의 상황 보고를 받았으며 “여기 있는 모든 분들과 밤낮없이 일하고 있는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노고를 치하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연방 정부의 지원이 계속될 것”이라고 약속하며 “서로를 돕고 사람들에게 쉼터, 음식, 우의를 베풀고 함께해주는 낯선 사람들”을 칭찬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인 민주당 소속 로이 쿠퍼는 “연방정부의 지원에 매우 감사하고 있다”며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처음부터 우리와 함께했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해 현장인 조지아주와 노스캐롤라이나를 찾아 연방정부(연방재난관리청)의 피해 지역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난한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으로 보인다.

경합주 찍고 재난현장 찾은 해리스
재난현장 갔다 경합주 향한 트럼프

해리스 부통령의 이번 방문은 전날(4일)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노스캐롤라이나 방문에 이은 것이다.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허리케인 헐린 피해가 집중된 조지아주와 노스캐롤라이나를 연달아 방문해 현장을 살폈다.

두 지역 모두 대선 경합주로 꼽힌다. 노스캐롤라이나에 할당된 선거인단 숫자는 16명이다. 트럼프는 지난 2020년 대선 때 노스캐롤라이나에서 1.3%포인트 격차로 당시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에 승리했다. 7만 4천여 표 차이였다.

트럼프는 4일 낮 조지아주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와 만나 피해 현황을 보고받고 연방정부의 지원을 촉구했다.

이어 저녁에는 노스캐롤라이나로 날아가 타운홀 미팅을 열고 주민들과 만나 해리스 부통령과 바이든 행정부의 재난 대응을 비판했다. 그는 “카멀라가 여기에 왔어야 한다”며 재난 현장을 찾지 않은 부통령을 책망했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은 또 다른 경합주인 미시간으로 향했다. 조기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서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시간주의 쇠락한 공업지대인 플린트를 방문해 “(부재자) 투표용지를 받았으면 기표해서 오늘 보내라”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행보는 다음 날(5일) 반대로 됐다. 이번에는 트럼프가 총격 현장이었던 펜실베이니아를 방문하고 해리스가 재난 현장을 찾았다.

결국 두 후보는 하루 차이로 유세 현장과 재난 현장을 찾은 것이다.

2024년 9월 30일(현지시각)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허리케인 헐린 피해 지역인 조지아주 발도스타를 방문해 가구점 앞에서 현장을 살펴보던 중 발언하고 있다. | AP/연합

다만 트럼프는 지난달 30일에도 조지아주를 방문해 재난 현장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였고, 해리스는 같은 날 현장 대신 재난 대응 담당 기관을 찾은 것이 차이점이다.

해리스는 지난달 30일, 오전에 예정된 네바다주 선거 일정을 취소하고 워싱턴DC 연방재난관리청을 찾아 상황을 보고받고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나타냈다.

그녀는 이 자리에서 현장 구호활동을 방해하지 않는 한에서 가능한 한 빨리 현장을 방문할 것이라고 약속했으며, 그에 따라 닷새 후인 5일 현장을 방문했다.

일부 국내 언론은 두 후보의 4일 행보는 생략하고 5일 행보만 보도하며 트럼프는 총격 현장으로 향했고 해리스는 재난 현장으로 갔다는 점을 부각했다.

해리스, 배급센터 찾아 세면도구 포장
피해 지역 주민 만나 위로·지원 약속

해리스 부통령은 5일 피해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은 후, 배급 센터로 이동해 구호 키트에 세면도구를 포장하는 일을 도왔다.

이곳에서, 그녀는 큰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을 만나 어려운 상황에 대해 직접 전해 들었다. 이 주민은 “집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사람들이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해리스는 “연방 정부가 오랫동안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해 트럭 운전을 하는 자원봉사자에게도 “당신은 우리의 영웅”이라고 감사와 격려의 뜻을 전했다.

한편 지난 4일 저녁 조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재난관리청의 재난 구호 자금이 연말에 부족해질 수 있다며 의회의 조속한 대응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쿠퍼 주지사에 따르면, 지난주 5만 명 이상의 피해 지역 주민이 구호기금을 신청했으며 총 600만 달러가 지급됐다.

허리케인 헐린은 지금까지 2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으며, 2005년 1800명 이상 사망자를 낸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후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낸 허리케인으로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