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6일 필리핀 칼람바에 위치한 삼성전기 생산법인을 찾아 ‘MLCC’ 사업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이재용 회장은 ‘기회 선점’을 강조하며 미래 먹거리 시장에서의 유리한 구도 만들기를 주문했다.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당시 이재용 회장은 삼성전기 경영진들과 미래 사업 전략을 논의한 후 MLCC 공장을 직접 살펴봤다. 그러면서 ▲AI ▲로봇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기회를 선점할 것을 당부했다.
이재용 회장은 수시로 ▲부산 ▲수원 ▲중국 톈진 등 삼성전기 사업장을 찾아 MLCC 사업 점검에 주력했다. 삼성은 부산을 MLCC용 핵심 소재 연구개발과 생산을 주도하는 첨단 MLCC 특화 지역으로 육성하는 한편, 중국과 필리핀은 IT·전장용 MLCC의 글로벌 핵심 공급 거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 회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MLCC는 ‘적층세라믹커패시터’로 ‘전자산업의 쌀’로도 불린다. 이 부품은 필요한 만큼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IT 기기가 원활하게 작동되도록 하는 일종의 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이동통신 전기회로 등에 주로 쓰인다.
◆이재용, ‘MLCC 강화’ 연결고리로 ‘6세대 이동통신’ 주목
이재용 회장은 MLCC 강화의 연결고리로 ‘6세대 이동통신’을 주목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실제 이 회장이 이끄는 삼성전자는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R&D(연구개발)센터에서 NTT도코모와 차세대 통신 분야 AI 기술을 공동 연구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두 기업은 각자 쌓아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통신·AI 융합 기술을 연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두 기업은 AI 연구를 가속해 네트워크 품질 만족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뒀다. 6세대(6G) 시대에 대비해 시장 요구 사항을 충족시킬 협력 기반을 마련하는 게 이번 MOU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두 기업은 ▲통신서비스 체감 성능 향상 ▲시스템 운영 효율 제고 ▲통신 품질 최적화 기술을 공동 연구하기로 했다.
그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는 6G 연구개발을 위해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과도 손을 잡은 상태다. 지난 5월 중순 삼성전자의 연구개발 조직인 삼성리서치는 ARM과 함께 ‘SIMD’ 기술 개발에 돌입했음을 밝혔다. ‘SIMD’는 하나의 명령어로 여러 개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병렬 컴퓨팅의 한 종류다. 이 기술은 방대한 양의 통신 데이터를 쉽게 처리하는 점에서 6G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 소프트웨어 기술로도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