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길, 24절기] 찬 이슬 맺히는 한로(寒露), 추어탕 먹기 딱 좋은 날

연유선 객원기자
2024년 10월 08일 오전 9:49 업데이트: 2024년 10월 08일 오전 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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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 중 열일곱 번째 절기 한로(寒露)입니다.

찰 한(寒), 이슬 로(露). 차가운 이슬이 내리는 시기에 걸맞게 아침 공기는 더욱 차가워졌습니다.

옛 중국에서는 한로 15일간을 5일씩 끊어 3후(三候)로 나눠서 ① 기러기가 초대를 받은 듯 모여들고 ② 참새가 줄고 조개가 나돌며 ③ 국화가 노랗게 핀다고 했습니다.

한로 무렵은 찬 이슬이 맺힐 때여서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가을걷이를 끝내야 합니다. 농촌에선 곡식과 과일을 수확하기 위해 눈코 뜰 새가 없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이 시기에 국화전(菊花煎)을 부치고 국화술을 담갔습니다.

한로는 중국의 중양절과 비슷한 시기에 드는 때가 많았는데요. 우리나라도 중양절 풍속을 따라 머리에 수유(茱萸)를 꽂거나, 높은 데 올라가 고향을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옛사람들이 머리에 수유를 꽂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수유 열매가 자줏빛이기 때문인데 붉은색은 양기가 강한 색으로 귀신을 쫓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또 한로에는 “한로가 지나면 제비도 강남 간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여름새인 제비가 추워지기 전 따뜻한 지역으로 이동한다는 뜻입니다.

한로와 상강 무렵에 서민들은 제철 음식으로 추어탕(鰍魚湯)을 즐겼습니다. 가을에 누렇게 살찌는 가을 고기라 하여 미꾸라지를 추어(鰍魚)라 했습니다.

추어 외에도 섬유질이 풍부한 가을 제철 ‘고구마’, 성질이 따뜻해 위를 편안하게 해주는 ‘대추’ 등이 있습니다.

점점 추워지는 날씨,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과 함께 포근하고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