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프가드 디펜더스, 이번엔 유럽 전역 中 공작원 233명 실명 공개

미 싱크탱크 제임스타운 재단과 협력, 유럽 언론인 그룹 통해 ‘팩트 체크’
교수, 기자 등 학술·문화계 다방면에 침투…현지 여론의 공산당화 추진
유럽 각지에서 활동 중인 중국 공산당의 내통 인사 포섭 조직인 ‘통일전선공작’ 조직원 233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스웨덴 최대 방송국의 탐사보도팀 등 언론인 단체의 검증을 거쳐, 전원 실존 인물로 확인됐다.
미국 국방정책 싱크탱크 제임스타운 재단은 6일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국제 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팬더스와 협력, 유럽 언론인 컨소시엄을 통해 유럽에서 활동 중인 중국 공산당(CCP)의 통일전선 조직원 233명을 폭로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 조직원은 프랑스가 102명으로 가장 많았고, 독일 20명, 스페인 18명, 스웨덴 17명, 이탈리아 12명, 헝가리 12명, 스위스 8명 등의 순이었다.
스페인에 소재한 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지난 2022년 9월 전 세계에 설치된 중화인민공화국(공산주의 중국)의 비밀 경찰서 조직망을 폭로해 세계적 센세이션을 일으킨 바 있다.
스웨덴, 경제·문화·기술 분야에 103개 中 통일전선 조직
검증을 맡은 언론인 컨소시엄에는 스웨덴 최대 방송국인 ‘TV4.se’의 탐사보도팀 등이 참가했다.
지난주 스웨덴, 헝가리 등에서는 이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며 중국 공산당의 통일전선 조직에 관한 사회적 공론화가 이뤄졌다.
특히 북유럽의 ‘복지 천국’으로 불리는 스웨덴은 통일전선 조직의 침투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일전선 조직원들은 현지에 정착한 화교 사회를 기반으로 103개의 단체를 결성해 문화계, 재계, 정계에 발을 뻗고 있었다. 교육계 역시 통일전선 조직의 주요 침투 대상이었다.
TV4.se에 따르면, 이들 단체는 스웨덴에서 중국과의 문화적, 경제적, 기술적 유대 강화를 장려하고 중국 공산당의 선전을 교묘하게 퍼뜨렸다. 스웨덴-중국 간 외교 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스웨덴의 시각을 중국 공산당의 입장과 일치시키는 역할도 있다.
그중 하나는 지난 4월 스웨덴 당국에 의해 추방 명령을 받은 중국계 기자 천 악셀손(陈雪霏·천쉐페이·57)이다. 국가안보에 위해를 가했다는 이유였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당시 스웨덴 보안국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의 논평 요청을 거절하면서도 “보안국은 스웨덴 시민이 아니면서 안보에 위협이 되는 사람들의 거주나 정착을 저지할 사명이 있다”고 부연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천쉐페이는 스웨덴에 20년 가까이 거주하면서 수도 스톡홀름에서 ‘문화의 밤’을 주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이 행사는 4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또한 천쉐페이는 중국 정부 관리와 기업 대표단이 스웨덴이 방문하면 접견을 주도하고 스웨덴 관리들과의 만남 주선했다.
그녀의 배후로는 중국 대사관이 지목되기도 했다. SVT방송은 그녀가 스톡홀롬 주재 중국 대사관의 돈을 받고 기사를 실어줬다고 보도했다.
명문대 중국계 교수도 中 공산당 통일전선 조직원
스웨덴 최대 방송인 TV4.se의 유명 탐사프로그램인 칼라 팍타(Kalla Fakta·생생한 팩트)는 지난 1일 이번 소식을 보도하며 주요 사례로 명문 스톡홀름 대학 중국계 교수 토니 팡을 다뤘다.
팡 교수는 다수의 통일전선 조직에 동시에 몸담고 있었는데, 그중에는 중국-스웨덴 국제기술이전센터(China-Sweden International Technology Transfer Center)가 포함됐다.
스웨덴-중국기업가 협회(瑞中企业家协会)와 북유럽혁신센터(北欧创新中心)가 공동으로 설립한 이 단체의 부회장인 스웨덴인 울프 보르보스는 지난 2023년 9월 자신의 역할이 “스웨덴에서 인큐베이팅된 기업을 선전 등 중국 여러 도시로 유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타운 재단은 이 단체가 스웨덴 현지 화교 인사들을 이용, 스웨덴의 자금과 기술, 장비를 유치해 중국 공산당의 핵심 목표인 ‘중국식 현대화’ 달성을 지원하는 단체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중국-유럽 문화협회(中欧文化协会)와 스웨덴 중국 예술가 협회(瑞典华人艺术家协会) 등이 활동하고 있었으며, 이들 단체는 현지에서 중국 공산당에 불리한 이슈가 터지면 사람을 모아 항의하거나 반대 여론을 조성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제임스타운 재단은 6일 보도자료에서 “팡 교수 등 스웨덴에서 활동하는 (통일전선 조직원) 17명은 일부에 불과하다”며 “공산당의 통일전선 조직은 문화, 재계, 정계, 언론 등 사회 모든 영역에 걸쳐 존재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웨덴 의회 국방위원회 위원장이자 전 국방부 장관인 피터 훌트크비스트 의원은 이번 보도와 관련해 “이는 조직적인 침투에 해당한다”며 스웨덴 정부에 심층적인 조사 분석을 촉구했다.
중국 공산당은 민간을 표방한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세계 각국에 뻗고 있다. 그중 대표적 사례가 중국 공산당의 중앙통일전선공작부 산하 통일전선 조직이다.
한국에서도 문화, 우호, 교류협력 등 다양한 이름을 내건 단체가 수십 곳 활동 중이다. 에포크타임스는 지난 3월 중국 공산당의 통일전선 조직망 일부를 조사 발표한 바 있으며, 지난 2022년 통일전선 조직원으로 지목한 인민망 대표 저우위보(주옥파)와 법적 소송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