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6월 중국에서 건조 중 침몰 잠수함은 최신형 원자력 잠수함

올해 5월 말에서 6월 초 중국에서 건조 중 침몰한 것으로 알려진 잠수함이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이 개발 중인 ‘저우(Zhou·周)급’ 공격형 원자력 잠수함으로 확인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월 26일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인민해방군은 잠수함 이름에 중국 역대 왕조명을 사용해 오고 있다.
WSJ은 중국 창강(長江) 유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의 중국국가조선공사 조선소에서 건조된 해당 잠수함은 5월 말 첫 출항을 앞두고 마지막 장비 부착 작업 장면이 관찰됐다. 이후 행적이 묘연하다가 침몰 사고 직후인 6월, 대형 크레인선이 잠수함을 인양하는 장면이 인공 위성 사진에 포착됐다.
침몰한 잠수함은 중국의 미국 해군 전력 추월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군함 건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발됐다. 최신형 잠수함 저우급 중 첫 건조된 잠수함으로 추진력 향상을 위하여 선미(船尾)를 ‘X자’형으로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우한 조선소에서 잠수함 침몰 사고가 발생했다는 의혹은 상업용 위성 사진을 근거로 확산했다. 대만 매체, 서방 군사 전문 매체를 비롯하여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지속 제기됐다. 다만 침몰 잠수함이 중국의 최신형 원자력 잠수함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대만 언론들은 침몰 잠수함이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주력 잠수함인 039A형 위안(Yuan·元)급 3600톤 디젤 잠수함(재래식 잠수함)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침몰 원인에 대해서는 “잠수함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평형수를 채워 넣는 밸러스트 탱크 고장, 어뢰관과 배기 밸브 문제, 추진축 관련 수밀계통 등의 문제로 인해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대만 국방안전연구원(INDSR)은 “사고 잠수함은 실전 배치돼 운용 중이란 점에서 설계 문제가 아니라 내부 기계 고장이거나 외부 물체와 충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대도시 인근에서 발생한 원자력 잠수함 침몰 사고와 관련해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 발생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실제 피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방사능 유출 여부도 관건이다. WSJ은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하여 “중국 당국이 방사능 유출 여부를 검사하는 정황도 감지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하여 “원자력 잠수함이 침몰할 시, 핵연료를 싣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미국 국방부는 WSJ 보도를 접하고 “침몰 잠수함이 최신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다.”라고 확인했다. 다만 “해당 잠수함이 핵연료를 싣고 있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신문은 “중국은 잠수함 침몰 사실 자체를 은폐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미국 행정부는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해군 잠수함 장교 출신 톰 슈가트(Tom Shugart)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선임 연구원은 “미국 원자력 잠수함이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침몰하고 정부가 그것을 은폐하며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는 상황을 상상할 수 있겠나? 말도 안 되는 일이다.”라고 WSJ 인터뷰에서 말했다.
한국 국방부는 지난해 10월, 중국 인민해방군 평가에서 “중국 해군이 원자력 추진 잠수함 12척, 디젤 추진 잠수함 48척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속에서 2024년 국방 예산을 전년 대비 7.2% 증가하는 등 해군력 증강에 중점을 두고 군사비 지출을 늘리고 있다.
브렌트 새들러(Brent Sadler) 미국 해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신형 잠수함 침몰은 중국의 원자력 잠수함 함대 확장 계획을 늦출 것이다. 이는 미중 관계에서 매우 중대한 사건이다.”라고 논평했다. 브렌트 새들러 예비역 해군 대령은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작전기획과장 등을 역임한 베테랑 해군 장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