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만난 尹·韓…與 내부에선 ‘주기적 소통 창구’ 필요성 강조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두 달 만에 만찬 회동을 가졌다.
2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는 이날 밤 6시 30분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찬을 진행했다. 이 자리엔 대통령실 참모진과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들도 동참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등 소위 ‘3 실장’이 모두 참석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민전·김재원·김종혁·인요한·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 김상훈 정책위의장, 서범수 사무총장, 박정하 당대표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의 정식 만찬 회동은 지난 7·23 전당대회 다음 날인 7월 24일 기준 62일 만이며, 대통령·여당 대표·대통령 비서실장 3인이 만났던 7월 30일 비공개 회담 기준으로는 56일 만이다. 종합하면 두 달 만에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다시 만난 셈이다.
이날 만찬 자리에 모인 대통령실 및 국민의힘 참석자들은 노타이 정장 차림으로 자리했다. 이어 만찬 메뉴는 한식이었고 주류 대신 오미자 주스가 준비됐다. 전날 ‘대통령 독대 요청’ 현안을 둘러싼 당정 갈등 언론 보도를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도 포착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만찬 당시 “한동훈 대표가 고기를 좋아해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준비했다”고 밝힌 것으로 대통령실이 전한 것이다.
만찬의 주요 대화 주제로는 여야 관계 및 22대 국회 국정감사,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순방 등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대통령 및 여당 대표 만남에 대해 “이번 만찬은 여당 지도부가 완성된 이후 상견례적 의미가 있다”며 “대통령의 체코 방문 성과를 공유하고, 당에서는 추석 민심과 정부에 대한 건의 사항을 전달하며 다양한 채널의 소통을 이어가기 위한 당정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한편, 여권 안팎에선 이번 만남에 대해 “주기적인 소통 창구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 정치 지형이 여소야대인 점에서 정부·여당은 매우 어렵게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번 대통령 및 여당 대표 만찬을 계기로 ‘주기적인 소통 자리’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장 의료 대란으로 인해 사회적 혼란이 지속되고 있고, 지난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치르며 170석을 확보한 더불어민주당은 ‘묻지 마 반대’ 행보를 고수하고 있지 않나”라며 “따라서 속히 ‘주기적인 소통 자리’를 만들어 정부·여당이 국정을 풀어나가야 한다”고 했다.
송재욱 전 국민의힘 조직본부 경기도특보도 이날 기자와 만나 “앞서 불거졌던 당정 갈등이 사실이건, 사실이 아니건 매스컴을 통해 오르내리는 것 자체만으로 국민들에 실망감을 안길 수 있다”며 “국정 운영에 지장이 되지 않는 선에서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격 없이 소통하는 창구를 만드는 것은 매우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