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논의로 뜨거운 국회…與 ‘폐지 간담회’ vs 野 ‘끝장토론’

23일 여야 모두 금융투자소득세 관련 행보로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금투세 폐지 간담회’를 진행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금투세 유예·시행 토론회’를 개최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 본청에서 ‘1400만 개인투자자 살리는 금투세 폐지 촉구 건의서 전달식’을 진행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의 국내 주식시장이 성장해야 한다는 것, 그걸 위해서 금투세는 폐지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세금 자체가 이상하다는 그런 말을 드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상황에서 금투세를 도입한다는 것, 그리고 도입은 해놓고 유예한다는 메시지를 보낸다는 것은 일종의 자폭행위에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동훈 대표는 당시 민주당의 금투세 관련 토론회를 향해 “정작 폐지팀이 빠졌다”며 여당과 야당의 금투세 행보의 차이점을 부각했다. 이어 “민주당에서는 이 상황이 민심을 거스르고 있다는 것을 자기들도 알고 있다”며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하는데 벗어나는 것을 몇 년 유예한 것”이라고도 했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관계자도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치권에서 선거를 앞두고 흔히 꺼내는 말 중 하나가 ‘시대정신’”이라며 “그 시대 정신을 금투세 현안에 대입하면 ‘폐지하라’는 게 국민의 명령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당의 ‘금투세 폐지’ 견제구에도 민주당은 같은 날 오전 10시 30분부터 2시간 30분간 시행팀·유예팀을 나눠 끝장토론을 펼쳤다. 시행팀에는 김성환·김영환·이강일 의원이, 유예팀에는 김현정·이소영·이연희 의원이 맡았다.
이 자리에서 시행팀은 금투세가 여야 합의로 마련된 세금 제도인 점에서 원안대로 내년에 시행돼야 함을 주장했고, 유예팀은 금투세 현안에 따른 금융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유예해야 함을 피력했다.
민주당을 비롯해 야권 관계자들 발언을 종합할 때 야권 진영에서 금투세 현안의 입장은 이날 치러진 시행팀·유예팀 토론과 궤를 같이한다. 제3정당인 조국혁신당을 비롯해 소수 야당에서는 ‘금투세 시행론’에, 제1야당 민주당의 최대 계파인 친명계(친이재명계)에서는 ‘유예론’에 힘을 싣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를 구축한 김민석·이언주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유예론을 주장한 것도 비슷한 연유에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만나 “금투세 현안에 대해서는 첨예하게 입장이 갈리고 있으나 지도부 수장이 ‘유예’를 언급한 점에서 야권 진영이 전반적으로 신중하게 접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민의힘에서 ‘금투세 폐지론’을 주장하는 데 대해선 “무턱대고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옳은 결단이 아닌 것 같다”며 “앞서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왜 금투세를 시행하도록 결정한 것인지를 신중하게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