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50년 뒤 한국을 바꾼다”…정부, ‘지역 MBTI·맞춤 전략사업’ 박차

2024년 09월 23일 오후 8:56

“50년 후 한국을 바꿀 획기적인 인구 정책들이 가동되고 있다.”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조정위원회 관계자는 23일 기자와 만나 정부의 인구 감소 대비 정책들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국무조정실 관계자를 비롯해 정부 측 발언과 자료를 종합하면, 사람의 심리를 분석하는 진단 도구인 MBTI와 유사하게 지역민이 인식하는 인구 감소 지역의 특성을 ‘지역특성 MBTI’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같은 날 “건축공간연구원과 협력해 인구감소 지역으로 지정된 89개 지자체가 통계와 지역 특성에 기반한 맞춤형 대책을 수립하도록 지역특성 MBTI 분석 결과를 각 지역에 배포했다”고 밝혔다. 지역특성 MBTI는 ▲지역의 인구(E/I) ▲입지(N/S) ▲지역 가치(T/F) ▲특수성(P/J) 등 4개 특성을 조합해 총 16개의 지역 정체성 유형을 도출할 수 있는 진단 도구다.

이번 인구 감소 지역의 지역특성 MBTI는 인구감소지역 지역민을 대상으로 지난 4월 18일부터 5월 9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해 지역민들이 인식하는 현재 지역의 MBTI와 미래에 희망하는 지역 MBTI를 도출했다. 지역특성 MBTI 분석 결과, 현재 지역에 대한 인식은 16개 유형 중 6개 유형만 나타났으며, INTP가 51개 지역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INTP 지역은 ▲안정적 거주환경을 중심으로 이웃 간 친밀성이 높고(I) ▲특정 시기에 지역 행사를 통해 방문객이 집중되며(P) ▲우수한 자연자산과 전통 유산을 보유해 이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며(N) ▲전통 가치를 중시하는 특징(T)을 지닌다. 희망하는 미래상은 13개 유형으로 분화됐으며 ESTP가 19개, ENTP가 19개 등으로 외부인 유치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보는 “이번 분석 결과는 인구감소지역이 지역민들의 인식과 선호에 맞는 특색 있는 지방 소멸 대응 전략과 정책을 지자체 스스로 수립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89개 인구감소지역이 저마다의 특색을 살린 발전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분석해 맞춤형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수요 맞춤지원 7곳 선정…발전 잠재력 지역 전략사업 발굴

이와 동시에 정부는 지역 주민이 원하는 생활·주거환경으로 여건이 개선되도록 지원하고, 발전 잠재력 있는 지역 전략 사업을 발굴·육성한다. 이 역시 인구 감소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 행보의 일환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 중순 지방 활력을 되살리기 위해 지역수요맞춤지원 사업 7곳과 투자선도지구 3곳을 지난 10일 선정했다. 지역수요맞춤지원 대상은 강원 삼척, 충북 옥천, 충남 청양, 전북 진안, 전남 장흥, 경북 청송, 경남 함양을, 투자선도지구에는 강원 횡성, 충북 음성, 충남 천안을 선정했다. 올해 지역수요맞춤지원 사업은 지역의 고유 자원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7건의 사업을 선정해 주민 삶의 질 제고 등을 위한 지역 활성화 사업에 최대 25억 원을 지원한다.

그동안 선정된 지역수요맞춤지원 사업의 우수 사례로는 정읍시의 ‘구절초 테마공원 조성’과 예산군의 ‘예산상설시장 활성화’ 등이 있다. 투자선도지구로는 원주시의 ‘남원주 역세권 개발’과 괴산군의 ‘자연드림타운 조성’ 등이 성공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안세창 국토부 국토정책관은 “이번 공모 선정 사업들이 지역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며 앞으로도 지역 소멸 위기에 맞서 지방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인구 정책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50년 후 ‘한국인 3분의 1’ 사라져”

인구 정책을 미리 대비하지 않을 경우 약 50년 후 전 세계 인구는 25% 증가하는 가운데, 한국 인구는 30% 넘게 감소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통계청은 이날 해당 내용이 포함된 ‘2022년 기준 장래인구추계 반영 세계·한국 인구 현황 및 전망’을 발표했다. 이 보고서엔 통계청이 작년 12월에 공개한 ‘장래인구추계: 2022~2072년’ 자료와 유엔(UN)이 지난 7월 발표한 ‘2024년 세계 인구 전망’ 자료 등이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구는 올해 81억 6000만 명에서 2072년 102억 2000만 명으로 25.2% 증가한다. 단 한국 인구는 올해 5200만 명에서 2072년 3600만 명으로 30.8% 감소할 것으로 점쳤다. 48년 만에 인구가 현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하는 것이다. 해당 현상은 한국을 비롯해 이웃 국가인 중국과 일본에서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 3개국 모두 공통으로 저출생·고령화와 이민 부족 등이 인구 감소 원인으로 꼽히고도 있다.

한편, 우리나라와 북한을 합한 총인구 역시 50년 후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남북 인구의 총합은 약 7800만 명인 반면, 2072년엔 5900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