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국 보다는 일본… 한국 의원 방문단 홀대 논란

2024년 09월 20일 오후 5:01

중국의 한국 홀대 논란이 재연됐다. 중국을 공식 방문하고 있는 한국 국회의원에 대한 중국의 ‘의전’ 때문이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단장으로 한 한중의원연맹 대표단이 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이다. 9월 18일부터 21일까지 2박 3일 여정이다. 방문 첫날인 18일에는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국무원 외교부장과 약 45분간 회담을 진행했다.

왕이 외교부장과 회담 장소는 베이징 인민대회당 1층 대만청(臺灣廳)이었다. 인민대회당에는 중국 각 성(省)·자치구 이름을 딴 ‘청(廳)’들이 존재한다. 그중 대만청은 외빈 접견 장소로는 사용이 드문 곳이다. 올해 4월, 마잉주(馬英九) 전 대만 총통의 중국 방문 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는 대만 언론인 대기 장소로 사용됐다. 회담은 동대청(東大廳)에서 진행됐다. 정상회담 장소로 사용되는 곳이다.

중국의 한국 홀대 논란은 이웃 일본과 비교에서도 알 수 있다. 8월 28일,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전 자민당 간사장을 단장으로 한 일중의원연맹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했다. 왕이 외교부장이 대표단을 맞았다. 회담은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열렸다. 댜오위타이는 역대 정상회담 장소, 국빈 숙소로 애용되는 곳이다. 시진핑 현 국가주석도 예외는 없다.

장소에 이어 회담 배석자도 일본에 비해 격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일본 의원 대표단은 이틀 연속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접견했다. 대외연락부장은 중국 공산당 중추인 중앙위원으로서 국무원 외교부장보다 격이 높다. 반면 한국 의원 대표단은 류젠차오를 만나지 못했다.

왕이 외교부장의 일본 대표단 접견 시에는 양완밍(楊萬明)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 회장이 차석(次席)으로 배석했다. 그 외 궈예저우(郭業洲) 국무원 외사판공실 부주임, 청융화(程永華) 중일우호협회 상무부회장 순으로 배석했다. 마지막 자리에 류진쑹(劉勁松) 외교부 아주사 사장이 동석했다. 청융화는 주한국 대사에 이어 주일본 대사(부부장급)를 역임했다.

한국 대표단 회담 시에는 왕차오(王超) 전국인민대표대회 외사위원회 부주임 왕이에 이어 차석에 배석했다. 전국인민대표대회 중한우호소조(중한의원연맹) 부조장 자격이었다. 류진쑹 아주사 사장이 다음 자리에 배석했다.

중국의 한국 홀대는 각국 주재 대사에서도 알 수 있다. 주일본 대사로는 외교부 부부장(차관급) 외교관을 파견해 오고 있지만, 주한국 대사는 외교부 부사장(부국장) 혹은 사장(국장)급을 임명해 왔다. 한국 대사를 지낸 후 일본대사로 ‘영전’한 사례도 있다. 싱하이밍 전 대사 이임 후 공석인 주한국 대사에 한국 측은 부부장 혹은 부장조리(차관보)급 인사를 임명해 주기를 희망하지만 중국 당국의 속내는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