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은 ‘2024 항해계획’을 발표했다. 9월 18일 발표된 계획은 미국 해군의 전략적 초점을 향후 수년 내로 예상되는 중국과의 갈등에 대비하는 데 맞추는 것이 핵심이다.
리사 프란체티(Lisa Franchetti) 미국 해군 참모총장은 “중국이 미국 해군에 가한 도전은 인민해방군 해군 함대 규모를 훨씬 넘어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함 숫자도 중요하지만 전투함 수, 전체 함정 톤수에 따라 위협을 평가하던 시대는 지났다.”고도 말했다.
리사 프란체티 참모총장은 “이 계획은 2027년까지 중국과의 전쟁 가능성에 대비하고 해군의 장기적 우위를 강화하는 두 가지 전략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라며 계획의 대강을 밝혔다. 항해계획은 미국 해군 참모총장이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작전 지침이다. 앞선 지침은 지난 2022년 7월에 공개됐다. 2년 만에 발표된 해당 계획은 우선 리사 프란체티 참모총장이 현재의 안보 환경을 진단하면서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주목한 것이 특징이다.
리사 프란체티 참모총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인민해방군에 2027년까지 전쟁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우리는 더 잘 준비돼 있어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중국 인민해방군 건군 100주년이자, 그해 중국 공산당 대회에서 시진핑의 중국 공산당 총서기 4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2027년은 관건의 해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중국의 ‘2027년 대만 침공 시나리오’는 중국 당국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미군 수뇌부가 수시로 언급하며 경각심을 부각해 오고 있다.
리사 프란체티 참모총장은 “미국 해군에 대한 중국의 도전은 단순히 중국 인민해방군 함대 규모뿐만이 아니다.”라고 전제하며 “다중영역에서 정밀전, 회색지대 전술, 경제전, 비행장을 포함한 이중 용도 인프라스트럭처 건설, 해상민병대 같은 이중 용도 부대 확장, 핵무기 증강 같은 작전 개념에서 인민해방군은 다중 위협이 되고 있다.”고 규정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해군, 로켓군(미사일군), 항공우주군, 공군, 사이버군은 대규모 산업 기반의 지원 속에 미국을 물리치기 위해 특별히 고안된 통합 전투 생태계로 통합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전쟁도 예로 들었다. “피폐해지고 고립된 러시아는 여전히 위험하다.”고 평가했고 “중동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란과 그 대리 세력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예멘의 후티반군 등의 공격도 미국과 동맹에 대한 위협이다.”라고 진단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번 계획은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은 협력을 강화해왔으며 정보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미국과 그 동맹국, 파트너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해군이 겪고 있는 재정적 압박도 지적됐다. 예산 증액 없이는 해군이 일상적인 작전을 수행하거나 현대화에 투자하는 능력도 제약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해저 파이프라인, 케이블의 손상을 지적하면서 해저 인프라가 어떻게 표적이 되는지도 지목했다.
‘2024 항해계획’ 작전 지침을 수행할 구체적 전략으로 ‘프로젝트 33’을 제시했다. 프로젝트명은 리사 프란체티 제독이 제33대 미국 해군 참모총장이라는 의미에서 명명했다. 그는 프로젝트에 대하여 “우리는 프로젝트 33을 실행하고, 합동 전투 생태계에서 해군의 기여도를 높임으로써 두 가지 전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라고 부연했다. 2대 전략 목표는 ▲2027년까지 중국과의 전쟁 가능성 대비 ▲해군의 장기적 우위 강화이다.
리사 프란체티 참모총장은 ▲함정, 잠수함, 항공기 유지·보수 지연 해소 ▲로봇, 자율시스템 사용·통합 확대 ▲분산 전장에서 승리를 위한 지휘센터 설치 ▲병력 모집·유지 ▲병력 복무 서비스 질 제고 ▲현실·가상 세계 훈련 ▲해안 전투 지속을 위한 핵심 인프라 복구 등 7대 실행 목표를 제시했다.
리사 프란체티 참모총장은 “우리는 더 빨리 움직일 것이다.”라며 “미국 해군은 이전 항해 계획에서 올바른 항로를 설정했지만 몇 가지 중요한 영역에서 지금 당장 필요한 준비된 전력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수정 작업을 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2027년까지 미국 해군은 합동·연합 전력의 일원으로서 지속적 전투에 더욱 대비하고, 중국을 최우선 도전 대상으로 상정하며 통합 전투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