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주택 가격 14개월 연속 마이너스…8월 하락폭, 9년 만에 최대

강우찬
2024년 09월 14일 오후 9:15 업데이트: 2024년 09월 14일 오후 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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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에도 중국의 주택 가격 하락이 더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8월 신규(신축)주택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5.3% 하락해 1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5년 5월 이후 최대 낙폭이자 전월 -4.9%를 넘어선 수치다.

중국 당국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주택 구매 비용을 낮추거나 구매 제한을 완화하는 등 장기 침체에 빠진 부동산 시장을 되살리기 위한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로 인해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 4대 일선도시 일부 지역에서는 부동산 수요가 활성화됐지만 소비 심리 회복에는 역부족이다. 국가통계국이 조사한 70개 도시 중 8월에 주택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난 도시는 단 2곳뿐이었다.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전날 CLSA증권 중국 연구책임자 양판은 “중국 부동산 가격은 2021년 8월 정점을 찍은 이후 지금까지 평균 17.9% 하락했다”며 “1선 도시를 제외한 지방 중소 3·4선 도시 대부분은 하락폭이 40%를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올해 내수 활성화를 위해 자동차·가전 교체 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시행했지만 언 발에 물 붓기에 그치고 있다. 가계는 대출을 받아 산 아파트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안 팔리지만 대출이자는 꼬박꼬박 갚아야 하는 처지라 소비할 여력이 없다.

단순히 보조금만 지급하는 정책으로는 내수 진작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중국 금융당국은 최대 5조3000억 달러(약 7060조원)가 넘는 미상환 주택대출 금리를 현행 평균 연 3.5%에서 0.8%포인트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지는 일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가계의 대출이자 부담을 낮춰 소비 여력을 확대함으로써 얼어붙은 내수 시장을 진작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5% 안팎으로 제시했지만, 지난 8월 말부터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일제히 5% 미만으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

미국 JP모건과 노무라는 올해 중국의 성장률을 각각 4.6%, 4.5%로 낮췄다. 스위스 UBS도 기존 4.9%에서 4.6%로 떨어뜨렸다. 중국 정부의 부양책에도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