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부 명문 조지아 공대, 법안 통과 전 중국내 연구소 폐쇄
미국 연방 하원이 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대학에서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공자학원 및 중국 우려기관에 대한 국토안보부 제한법’을 통과시켰다(법안 링크).
법안은 공자학원과 협력하거나 중국 당국이 지원하는 기관으로부터 자금을 받는 미국 학교가 국토안보부의 보조금을 받을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의 상원 버전은 현재 관할 위원회에 상정돼 있다.
공자학원을 운영하는 미국 대학은 이미 미 국방부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는 것이 금지돼 있다.
이번 법안을 발의한 어거스트 플루거 공화당 하원의원은 국토안전부도 국방부와 같은 방침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은 군사, 정보, 외교, 경제를 비롯한 모든 영역에서 미국을 약화하려고 한다. 미국은 중국 공산당의 계략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맞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은 반대 편인 중국 당국의 안보를 지지하는 꼴이 된다’는 게 플루거 의원의 설명이다.
공자학원은 중국 공산당의 지원을 받아 교과서를 선정하고 비용을 지불하며, 미국에 와서 중국의 언어, 문화, 역사를 가르칠 중국인을 선발하고 비용을 지불한다.
미·중 경제·안보 검토위원회의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공자학원은 중국 공산당 중앙통일전선공작부(中央統一戰線工作部)와 오랜 기간 공식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보고서 링크). 중앙통일전선공작부는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정치공작부와 함께 중국 당국의 대외적 영향력을 확산하기 위한 정치공작전의 핵심 조직이다.
미국 국무부는 2020년 8월 공자학원을 외국사절단으로 지정했다. 미국 전국학자협회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이후 미국 내 공자학원은 대규모로 폐쇄됐지만, 상당수가 유사한 프로그램으로 이름을 바꿔 연명하고 있다(보고서 링크).
이번 법안은 중국 우려기관의 범위를 △위구르 무슬림 박해를 지원한 기관 △미국과 대만의 관계를 방해하는 활동을 하는 기관 △중국의 핵심 군사 기술 인재 유치 프로젝트인 ‘천인계획(千人計劃)’에 참여하는 기관으로 제한했다. 법안에 따라 이러한 기관으로부터 자금을 받는 미국 고등교육기관은 국토안보부 기금을 받을 자격이 박탈된다.
법안은 또 국토안보부 장관이 보조금 수혜자 중 공자학원 또는 중국 우려기관과 협력하는 모든 대학을 의회에 보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법안의 취지에 대해 지지하면서도 접근 방식에 의문을 제기했다. 백악관은 10일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의 이익, 국토 안보 및 민주적 규범을 증진하는 파트너에게만 국토안보부의 자금을 제공하도록 보장하려는 의회의 노력에 감사한다. 그러나 중국의 금전적 영향력 확대에 취약한 학술 기관이 국토안보부의 지원을 받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더 적절한 방법이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성명 링크).
이번 법안은 미국 명문대 조지아 공대가 중국 공산당과의 관계를 단절한 직후에 통과됐다. 조지아 공대는 이달 6일 홍콩과 인접한 중국 남부 도시 광둥성 선전시에 있는 선전연구소(GTSI)의 운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조지아 공대는 앞서 2016년 중국 국립대 톈진(天津)대와 GTSI 설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대학은 국가 안보에 대한 광범위한 역할과 상무부가 2020년 12월부터 톈진대를 블랙리스트에 올린 점을 고려해 중국 내 연구소를 폐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이 기사는 테리 우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