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안, 종교탄압 지속…청두 ‘비인가 교회’ 급습해 목회자 4명 구금

정향매
2024년 09월 7일 오전 11:42 업데이트: 2024년 09월 7일 오후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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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의 자국 내 종교 단속이 이어지고 있다. 주 대상은 ‘가정교회’ 혹은 ‘지하교회’라 칭하는 비(非)인가 교회에 집중된다.

중국 내 종교는 국무원 국가종교사무국의 통제를 받는 이른바 ‘애국단체’와 그 외 단체로 나눠진다. 애국단체 소속 종교는 주 1회 집회 참석 정도의 활동은 허용되지만, 경전 학습을 위한 모임 등 본격적인 신앙생활에는 많은 제약을 받는다. 공산당에 대한 충성과 지도자 숭배를 요구받기도 한다.

이에 진정한 신앙생활을 원하는 종교인들은 당국의 인가를 받지 않은 종교단체를 통해 신앙심을 지켜가고 있다.

중국은 4대 종교인 기독교, 불교, 도교, 이슬람교가 8개 관방단체 소속으로 허용된다. 기독교의 경우 카톨릭은 중국천주교애국회, 중국천주교교무위원회, 중국천주교주교단 등 3개 단체의 지휘를 받는다. 개신교는 중국기독교삼자애국운동위원회, 중국기독교협회 등 2개 단체로 조직돼 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9월 1일, 중국 쓰촨성 청두시 공안국 소속 공안 30여 명이 현지 이른비언약교회 주말 예배 장소를 급습했다. 이른비언약교회는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중국 내 개신교 가정교회 중 하나다.

중국에서는 가정교회가 기본적으로 금지돼 있으나 특별히 눈에 띄는 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 당국의 묵인하에 신앙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예민한 시기 혹은 별다른 이슈가 없는 기간에도 급작스럽게 단속과 탄압을 받고 있다.

이번 급습으로 인해 청두시의 이른비언약교회는 리잉창(李英強) 장로, 쩡칭타오(曾慶濤) 장로, 옌훙(彥鴻) 장로, 우우칭(吳五清) 전도사 등 목회자 4명이 구금됐다.

이른비언약교회 신자 류모씨(가명)는 사건 발생 후 에포크타임스 중국 본토 취재팀에 “당일 예배는 오전 9시 시작할 예정이었다. 중국 공안과 국가안전부 요원들은 오전 8시 50분경 예배 장소에 나타났다”고 말했다.

류 씨는 “공안이 교회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고서 예배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됐지만, 예배는 예정대로 시작됐다”며 “예배당 안팎의 신도들은 목회자의 인도로 찬송가를 부르고 기도했다. 일부 신도는 온라인으로 예배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류 씨에 따르면 공안은 오전 9시 5분경 목회자 리잉창 장로와 우우칭 전도사를 연행했다.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또 다른 목회자 옌홍 장로, 쩡칭타오 장로가 예정된 순서로 성경 낭독, 기도, 찬송가 제창 등 예배 활동을 인도했다.

약 50분 뒤인 오전 9시 55분, 공안은 옌 씨와 쩡 씨마저 연행했다. 이후 예배 장소 전원이 차단됐고, 예배는 중단됐다.

복수의 건물 관리자는 “예배를 방해하기 위해 중국 공산당의 노래를 크게 틀었다. 건물 내부에 남아있는 신도들을 쫓아내려고 했다”고 증언했다.

공안의 기습에도 예배 참석자들은 동요하지 않았다고 류 씨는 전했다.

신도들은 찬송가를 부르며 예배를 진행하고, 일부는 온라인 예배로 전환해 주일 예배를 마무리했으며, 현재는 예배를 이어갈 새로운 장소를 찾고 있다.

해외에 거주하는 한 기독교 신자는 에포크타임스에 “청두시 우허우(武侯)구 훙파이러오(红牌楼) 파출소 공안 30명 이상이 이번 급습에 참여했다. 공안은 구금된 목회자 가족들에게 최대 2주 동안 먹을 약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구금 목회자들의 행방이나 상태에 대한 정보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취재팀은 우허우구 훙파이러우파출소에 논평 요청차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중국 공안이 이른비언약교회 신도를 체포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이른비언약교회를 폐쇄하고 담임 목회자 왕이(王怡) 목사를 신자 100명과 함께 체포했다. 2019년 담임 목회자 왕이 목사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중국 공산당은 외국인 선교사 활동을 이른바 ‘서구의 영향력 투사’로 간주한다. 외국인 선교사들에게 점점 더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 당국이 발표한 새로운 반간첩법은 이른바 ‘불법 종교 활동’을 간첩 활동으로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활동에 참여한 외국인은 장기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미국 텍사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단체 차이나에이드(ChinaAid)는 2023년 중국 공산당의 기독교 탄압을 기록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박해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은 기독교인과 교회는 거의 없다.

중국 당국은 △교회와 집회 장소를 강제로 철거하고 △교회 목회자·신도를 구금·체포하기 위해 임의로 범죄 혐의를 조작하고 △변호사의 방문을 제한·방해하고 △기독교 교회에 행정 벌금을 부과하는 등의 방식으로 기독교를 박해한다. 보고서는 자세한 박해 사례도 기록했다.

차이나에이드는 “중국 공산당은 2022년 제20차 당대회를 앞두고 본토 전역의 교회와 기독교인들에 대한 박해를 강화했으며, 더 많은 가정교회 지도자들이 ‘사기’ 혐의를 받고 더 많은 온라인 종교 콘텐츠에 대한 엄격한 검열을 당했다”고도 밝혔다.

차이나에이드의 대표이자 설립자 밥 푸 목사는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중국 공산당은 수년간 기독교뿐만  아니라 중국 전역의 모든 진정한 종교와 신앙의 몰락을 조직적으로 추구해 왔다. 인권 변호사, 기독교 신자, 목회자 등이 박해받는 사연은 우리의 마음과 정신에 울림을 줘야 한다. 국제사회가 중국 내 모든 사람의 종교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다자간 협력을 위한 새롭고 통일된 비전으로 이러한 이야기에 응답하기를 희망하고 기도한다.”

* 이 기사는 리 시와 마이클 좡이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