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인 위장한 SNS 계정 통해 대선 개입” 美 보고서

정향매
2024년 09월 6일 오후 2:43 업데이트: 2024년 09월 6일 오후 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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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계정서 ‘미국은 통치 시스템 실패한 국가’ 선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중국 당국과 연계된 행위자들이 온라인 영향력 작업을 더 공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미국 유권자를 사칭한 가짜 계정을 이용해 분열적인 내러티브를 전파하고 있다.”

뉴욕에 본사를 둔 소셜 네트워크 분석 기업 그래피카(Graphika)는 지난 3일(현지 시간)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보고서를 발표했다(보고서 링크). 이 업체는 2019년부터 중국 공산당의 온라인 영향력 캠페인을 추적해 왔다.

연구원들은 이번에 X(옛 트위터), 틱톡에서 스패머플라지(Spamouflage·스팸+위장) 계정 15개를 발견했다.

미국 시민이나 이른바 ‘미국 중심의 평화, 인권, 정보 무결성 옹호자’로 사칭한 계정 소유자들은 미국 정치와 서방에 좌절감을 느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총기 규제, 인종 문제, 노숙자 문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 등 분열적인 정치적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민주·공화 양당 대선 후보를 비방하는 콘텐츠를 대규모로 생산·확산시킨다.

스패머플라지 계정의 게시물 중 일부는 인공지능(AI)이 생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패머플라지 계정 운영자들은 미국 사용자로 사칭해 뜨거운 이슈에 참여하려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선거를 논의하는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드물게 예외인 경우도 있다. 틱톡에서 활동하는 한 가짜 계정은 지난 7월 동영상 한 편을 게시했는데, 해당 동영상은 현재까지 15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연구원들은 이러한 스패머플라지 계정의 소유자는 중국 당국과 연계된 행위자로 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40개 이상의 온라인 플랫폼에서 영향력 캠페인을 전개하며 친중 및 반서방 내러티브를 조장하는 동영상과 만화를 확산시킨다. 미국인을 사칭한 가짜 계정을 이용해 미국 사회에 분열을 조장하는 메시지도 퍼뜨린다.

연구원들은 “중국 당국과 연계된 스패머플라지의 온라인 활동은 더 큰 위장 네트워크의 일부에 불과하다”며 이들의 활동은 일반적이고 대충 개발한 페르소나를 가진 저품질의 비인증 계정을 사용하는 영향력 작전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또 이번 보고서에서 트럼프와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의 지지자로 위장한 스팸 계정 세트 4개를 문서화했다.

양극화된 정보 환경에서 미국의 사회 분열을 악용해 미국을 ‘나약한 지도자와 실패한 거버넌스 시스템을 가진 쇠퇴하는 글로벌 강대국’으로 묘사하려는 게 중국 당국의 목적이라고 연구원들은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 당국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새로운 전술, 기술 및 절차를 실험하고 확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사기성 콘텐츠를 생성하고 온라인 활동을 확장하기 위해 생성 AI 도구를 활용하고, 더 높은 품질의 페르소나를 개발하며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를 모방한 가짜 계정 운영자를 동원하는 등의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래피카의 최고 정보 책임자 잭 스텁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중국 당국은) 미국의 정치적 논의에 개입해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더욱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는 미국을 겨냥한 중국의 영향력 행사가 진화하고 있으며, 더욱 기만적인 행동을 취하고 사회의 유기적이지만 매우 민감한 균열을 직접적으로 겨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인 메타도 지난해 스팸무플리지가 중국 정권의 보안 기관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메타는 이후 자사 플랫폼에서 스팸무플레지 활동을 삭제했다.

X는 스팸무플리지에 연결된 여러 계정을 일시 정지했고, 틱톡은 스팸무플라지 네트워크에 연결된 계정을 삭제했다.

에포크타임스는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 메타, X에 그래피카 최신 보고서에 대한 논평을 요청했지만 답장을 받지 못했다.

* 이 기사는 로이터통신을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