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북핵 대응 강화 논의…“美 대선 전후 北 도발 가능성” 우려

이윤정
2024년 09월 05일 오전 10:05 업데이트: 2024년 09월 05일 오전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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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처음으로 ‘북핵 위협’ 시나리오 기반 논의

한미 양국은 9월 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제5차 한미 외교·국방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를 열고 북핵에 대응한 확장억제 실행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은 11월 미국 대선 전후로 북한이 7차 핵실험이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중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하고 북한의 도발 시 “즉각적이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을 재확인하며 확장억제 강화에 합의했다.

EDSCG는 한반도 및 더 넓게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안보 전략적·정책적 사안들에 대한 한미 간 논의와 조율을 위한 핵심적인 연례 협의체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 측에서 김홍균 차관과 조창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미국 측에서는 보니 젠킨스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차관과 카라 아베크롬비 국방부 정책부차관 대행이 참석했다.

EDSCG에서 북핵 위협 상황의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은 이번 회의가 처음이라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이날 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중대한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한미의 평가”라며 “북핵 위협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최적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북핵 위협에 대한 최적의 대응은 확장억제 강화”라며, 한미 핵협의그룹(NCG)과 EDSCG를 통해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자체 핵무장에 대한 요구가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선 “전술핵 재배치를 포함한 핵무장은 한국 정부의 입장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북한이 핵을 사용하는 경우 즉각적, 압도적, 결정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고, 북한이 핵을 사용하고도 생존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없다는 게 양국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답했다.

젠킨스 차관은 “미국은 동맹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한국이 미국의 억제력에 의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베크롬비 부차관 대행도 “미국은 확고한 핵 억제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북한의 핵 공격은 용납할 수 없으며, 정권의 종말이라는 결과를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의 목표는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이며, 북한과 전제 조건 없이 대화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양국은 공동 발표문을 통해 북한과 러시아 간의 군사 협력도 규탄하며, 두 나라가 안보리 결의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회의에선 인공지능(AI)·우주·사이버·생화학 등 비핵 영역의 북한 위협 대응 및 협력 방안, 대북 메시지 및 확장억제 메시지의 효과적 전달을 위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